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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주 유니폼을 입은 정운은 군복무 기간(2018년 6월~2020년 1월)을 제외하면 계속 제주에서만 뛰었다. 제주에서 K리그 통산 213경기를 뛴 정운은 제주 역대 선수 중 가장 많은 리그 출장 수를 자랑한다.
그야말로 제주 구단의 산증인이다. 화려해 보이는 기록에도 정운의 축구 인생은 쉽지 않았다. 2012년 울산현대(현 울산HD)에 입단했으나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후 크로아티아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제주에서 뒤늦은 K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200경기 출전 금자탑까지 쌓았다.
정운은 “해외 리그와 군 복무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 등을 고려하면 1년에 30경기씩 뛴 것”이라면서 “이 팀에 많은 부분을 기여했다는 생각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운은 최근 제주와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제주와 현역 마지막 순간까지 약속한 셈이다. 그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고, 당연한 것도 아니기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거쳐 갔는데, 노력의 결과이자 인성적으로도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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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의 재계약 소식을 알리는 사진은 특별했다. 2016년 정운이 제주에 올 때 입사한 프런트 동기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정운은 “입사 동기인 프런트 직원들은 이제 각자 맡은 분야에서 주도적인 인물로 성장했다”며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느냐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리를 잘 지켜준 동기들이 고맙다”고 부연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서 제주의 최고참이 된 정운은 겸허한 자세로 경쟁을 준비한다. 정운은 “항상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팀에 잘하는 젊은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3년 전부터 팀이 필요로 하면 뛰되 좋은 선수가 있으면 뒤에서 받쳐줄 수 있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최고참이 되다 보니 구단이나 감독이 바라는 부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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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에게 목표를 묻자 자신이 아닌 팀, 후배를 위한 꿈을 답했다. 그는 먼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꼽으며 “선수들에게 정말 귀중한 경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며 “팀에 대한 이미지도 바뀌기 때문에 꼭 다시 ACL 무대를 밟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젠간 제주의 감독이 돼 구단, 팬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