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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연이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연기하며 이같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소연은 지난 9일 ‘펜트하우스’ 종영을 앞두고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천서진을 연기했지만, 그의 파멸을 응원했다”며 “(남편) 상우 오빠와 ‘우리 내려놓자’, ‘내려놔도 행복한 삶이야’라고 얘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악역을 연기한 게 삶을 대하는 자세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을 담은 드라마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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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소연도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 있다. 극중 오윤희(유진 분)를 벼랑 끝에서 밀치는 장면이었다. 김소연은 “너무 쇼크를 받았다”면서 “나만큼은 천서진을 미워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혓바늘도 나고 악몽도 꿨다”면서 “너무 미안해서 오윤희를 연기한 유진 씨에게 따로 문자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소연이 연기하는 천서진은 ‘희대의 악녀’라 불린다. 질투와 욕망으로 가득 차고 그로 인해 살인까지 저지른다. 악행의 수위도 높지만, 이를 연기하는 김소연이 천서진의 광기 어린 모습들을 실감나게 표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중 많은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명장면이 분노의 피아노 신이다. 김소연은 아버지 앞에서 울분을 쏟아냈던 장면을 떠올리며 “대본을 눈으로 읽는데도 눈물이 났다”면서 “읽을 때마다 목이 메어서 ‘연습을 어떻게 하지?’ 싶을 정도였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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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방송된 MBC ‘이브의 모든 것’ 이후 20년 만의 악역 도전이었다. 김소연은 인기 미국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을 보면서 생긴 도전정신이 천서진이라는 역대급 악역을 완성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왕좌의 게임’을 보면서 손에 땀을 쥐고 ‘나도 저런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펜트하우스’를 촬영하면서 당시 생각이 들었고 대본을 보는데 욕심과 도전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다음 작품을 해도 천서진 같을 것 같다고 말씀하세요. ‘펜트하우스’ 천서진도 용기를 내서 도전을 했기 때문에 이 순간이 있는 거잖아요. 다음 작품도 뭐가 됐든 도전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