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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3일자 37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가 가요순위프로그램 ‘뮤직온탑’ 방송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종합편성채널들의 가요순위프로그램은 ‘전멸’했다.
JTBC는 지난 3월21일과 28일에 이어 오는 4일에도 편성표에서 ‘뮤직온탑’을 뺐다. JTBC 측은 ‘뮤직온탑’ 방송 중단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면서도 “폐지는 아니다”라고 2일 밝혔다. 그러나 “방송을 상반기나 하반기 중 언제 재개할지, 프로그램 제목을 ‘뮤직온탑’ 그대로 유지할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채널)인 채널A의 ‘K-팝콘’는 지난 3월6일, MBN의 ‘쇼 K뮤직’은 2월13일 이후 방송되지 않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은 종편채널들의 가요순위프로그램 중단에 대해 출연진 섭외의 어려움과 제작비 대비 저조한 시청률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의 ‘엠카운트다운’이 목요일에 방송된다. KBS2 ‘뮤직뱅크’와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가 연이어 금~일요일까지 잡고 있다. 가수들은 드라이 리허설과 카메라 리허설 등을 거쳐 본방송을 하고 나면 녹초가 된다. 기존에는 4개 프로그램만 출연하면 됐지만 종편채널이 생기면서 가세로 1주일의 대부분을 가요프로그램 출연에 매달리게 돼 가수들에게 부담이 컸다.
한 아이돌그룹 소속사 측은 “가요프로그램이 출연료는 적고 가수들에게 무리는 많이 간다. 가요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다른 활동은 엄두도 못냈다”고 토로했다. 그런 상황에서 종편채널들은 출범 초기 지상파 및 Mnet과 가요프로그램을 같은 요일에 편성하며 맞불을 놓는 무리수도 던졌다. 경쟁에서 밀리자 편성일을 바꾸기도 했지만 결국 가요프로그램들은 간판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가요프로그램들은 회당 제작비가 4000만~5000만원에 이르지만 지상파에서도 최근 방송된 ‘뮤직뱅크’가 3.7%, ‘쇼! 음악중심’ 4.7%, ‘인기가요’ 4.8%(이상 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시청률이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프로그램 시청률이 1%도 못미치는 종편채널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가요프로그램 방송 중단으로 종편채널들은 ‘종합편성’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됐다. 한 관계자는 “지상파는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이라도 장르의 다양성 확보와 대중문화 기여 차원에서 구색을 맞추기 위해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종합편성채널들의 가요프로그램 중단은 지상파와 마찬가지 편성권을 갖는 데 따르는 의무를 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