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녀들 개봉]②
개봉 전 160개국 선판매… 인니 등 동시 개봉
천만 영화 ‘범죄도시4’ 164개국 기록과 근접
‘더 글로리’로 글로벌 인지도 높인 송혜교 효과
‘곡성’→‘파묘’로 입증한 K오컬트 신뢰감 반영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의 흥행 기운이 심상찮다. 정식 개봉 전 160개국에 선판매되고, 해외 개봉도 속속 확정 짓는 등 국내와 더불어 글로벌 흥행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 영화 ‘검은 수녀들’ 송혜교 스틸컷(사진=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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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사 NEW에 따르면 ‘검은 수녀들’은 개봉에 앞서 160개국에 선판매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전 세계 133개국에 판매된 ‘파묘’의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트리플 천만을 기록한 ‘범죄도시4’의 164개국, ‘탈주’의 163개국에 근접한 기록이다.
아울러 한국 개봉일과 같은 24일 인도네시아, 대만, 몽골을 시작으로 1월 29일 필리핀, 2월 6일 호주·뉴질랜드·태국·라오스, 2월 13일 싱가포르·말레이시아, 2월 21일 베트남 등 해외 동시기 개봉까지 잇달아 확정 지으며 세계 각지의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액션 블록버스터와 달리 오컬트 장르는 대중보단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장르다. 다시 말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장르라기보단, 오컬트물을 선호하는 특정 관객층만 소비하는 장르다. 우리나라에선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혔지만 해외는 사정이 다르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오컬트물을 유독 선호하는 국가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소니픽쳐스, 유니버설픽쳐스 등 글로벌 대형 제작·배급사들은 오컬트물 제작엔 소극적이다. 또 국적과 언어, 종교, 문화권이 다르다는 점에서 오컬트적 요소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한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선 오컬트와 공포물이 강세지만 영미권 등에선 오컬트가 주류 장르는 아니다”라며 “그런 이유로 할리우드 톱스타들을 오컬트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귀띔했다.
| 영화 ‘검은 사제들’ 스틸컷(사진=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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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은 수녀들’은 달랐다. 오컬트 장르인데도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160개국 선판매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K오컬트의 성공신화로 꼽히는 ‘곡성’의 경우 개봉 전 선판매가 10여 개국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성과다. 글로벌 판권유통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NEW의 배급력이 더해진다면 개봉 이후 추가 판권 판매를 통해 한국영화 역대 최다 기록인 ‘기생충’(205개국 판매)을 넘어서는 것도 기대되는 지점이다.
그 중심에는 송혜교가 있다. ‘원조 한류스타’로 불리는 송혜교는 2023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로 글로벌 흥행을 이뤄냈다. ‘더 글로리’는 공개 당시 2주 만에 1억 2300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2주 연속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송혜교는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고, 반사판 없이도 빛나는 미모뿐 아니라 연기력도 당당히 인정받았다. 그런 송혜교의 차기작이 ‘검은 수녀들’이란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는 관측이다.
| 영화 ‘검은 수녀들’ 송혜교 포스터(사진=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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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가 장르물이었다는 점도 ‘검은 수녀들’과의 시너지로 작용했다. 장르물로 송혜교를 접한 관객과 시청자들은 그의 차기작이 또 다른 장르물이란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송혜교도 ‘검은 수녀들’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더 글로리’로 장르물의 재미를 봤다”며 “이번 영화로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정 대중문화평론가는 “송혜교는 한류스타로서 다져온 탄탄한 입지, ‘더 글로리’로 새롭게 쌓은 글로벌 인지도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며 “그런 송혜교의 차기작이란 점이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이자 기대 포인트”라고 짚었다. 또 “‘곡성’, ‘파묘’로 이어진 K오컬트에 대한 국내외 관객들의 신뢰가 더해지면서 개봉 전 160개국 선판매, 해외 동시개봉이란 성과를 낸 것”이라며 글로벌 흥행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