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머시 웨아의 월드컵 데뷔골로 아버지인 웨아 대통령의 못다한 꿈도 대신 이뤄졌다. 웨아 대통령은 선수 시절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 AC밀란(이탈리아),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13시즌을 뛰며 478경기에서 193골을 넣은 특급 스트라이커였다. 1995년 세계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휩쓸었다. 유럽이나 남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두 타이틀을 한꺼번에 가져간 건 웨아 대통령이 유일하다.
하지만 웨아 대통령은 선수 시절 한 번도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워낙 작은 나라인 라이베리아는 본선 진출까지는 역량이 부족한 팀이었고, 그의 전성기에 라이베리아의 내전이 극심했던 탓도 컸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선수 겸 감독을 맡아 사재로 팀 운영비까지 책임져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월드컵의 꿈은 이루지 못한 채 2003년 은퇴했다.
티머시 웨아는 프랑스 시민권자이자 라이베리아인인 아버지와 미국계 자메이카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미국, 라이베리아, 자메이카, 프랑스 등 4개국 대표팀 중 한 곳을 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축구를 배운 티머시 웨아는 아버지의 친정팀인 PSG에서 프로 데뷔했고, 어머니의 조국인 미국에서 첫 월드컵을 치른다.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 웨아 대통령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아들의 득점 장면을 직접 봤다. 다만 후반 37분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33)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결승점이 되진 못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