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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해 성적이 결정되는 만큼 한국 남자 골프 선수들이 서둘러 계획 짜기에 들어갔다.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갈 때 과거와 다르게 무작정 오래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자신의 1년 계획을 세운 뒤 그것에 맞게 훈련 일정을 짠다. 여기에 연습 환경, 날씨, 음식 등까지 고려해 전지훈련 장소를 정한다. 2019년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수들이 담금질에 들어갈 전지훈련 장소가 속속 정해지고 있다.
2018 시즌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박상현(35)을 비롯해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 이형준, 2018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 랭킹 12위에 오른 황중곤(26)은 태국으로 향한다. 문도엽(27)과 맹동섭(30), 권성열(31) 등은 하와이로 가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20), 김민휘(26), 김시우(23)와 유러피언투어에서 뛰는 박효원(31)은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박상현과 이형준, 황중곤은 태국으로 가지만 장소와 일정은 다르다. 태국 북부에 있는 치앙라이로 가는 박상현은 2019년 1월 6일 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이형준은 1월 20일 태국으로 넘어가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황중곤은 1월 28일 태국 방콕으로 가 2019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박상현은 “2019 시즌 JGTO-아시안투어 개막전으로 치러지는 SMBC 싱가포르 오픈 출전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태국으로 넘어가게 됐다”며 “태국을 거치지 않고 싱가포르로 바로 가도 되지만 샷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태국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를 마친 뒤에는 다시 태국으로 가 2월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대비에 들어갈 생각이다”며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한국과 일본, 유럽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비시즌을 잘 보내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JGTO를 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몇몇 선수들은 전지훈련 일정을 지난해보다 약 1달 늦은 1월 말에 시작한다. 선수들이 비시즌 계획을 바꾼 이유는 JGTO 일정 변경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JGTO는 1월에 SMBC 싱가포르 오픈과 레오팔레스21 미얀마 오픈을 아시안투어와 공동 개최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레오팔레스21 미얀마 오픈이 없어지면서 일본 투어를 뛰는 선수들의 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는 “1월에 2개 대회가 열릴 때는 무조건 출전했지만 1개로 줄어들면서 선수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즌 전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1년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어떻게 할지 정하겠다”고 말했다.
문도엽은 1월 말 하와이로 떠나 새로운 시즌 대비에 들어간다. 문도엽은 지난해 중국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날씨로 큰 고생을 했다. 이번 전지훈련 장소는 하와이로 결정했다. 문도엽은 “지난해 중국으로 다녀왔는데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정말 힘들었다”며 “이번 전지훈련 장소는 날씨를 가장 많이 고려했다. 하와이가 골프를 치기 최고의 장소인 만큼 연습에 매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 멤버인 임성재와 김민휘, 김시우는 한국에서 샷감을 끌어올린 뒤 2019년 PGA 투어 첫 풀필드 대회로 열리는 소니 오픈 출전을 위해 하와이로 간다. 임성재는 “날씨는 춥지만 한국에 전지훈련에 왔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며 “연습장과 골프장을 오가며 100m 이내 샷과 퍼트 연습에 집중한 만큼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현재 좋은 감을 이어가 하와이에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하는 박효원(31)도 한국에서 비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유러피언투어가 여러 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한 장소를 딱 정하기 어려워서 한국에서 준비하기로 했다”며 “1년을 건강하게 치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비시즌에 세운 최우선 목표다.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되는 2월까지 운동과 골프 연습을 효과적으로 병행해 한 단계 올라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