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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승윤 소속사 마름모는 6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이승윤이 오는 3월에 결혼을 하게 됐다”며 “예비신부께서는 평범한 직장인이며, 이승윤에게 오랜 시간 마음으로 힘이 되어주신 분”이라고 결혼을 발표했다. 이어 “서로가 부부로서 연을 이어 나가는 첫 시작은 가족식으로 간략히 진행될 예정이며 비공개로 치러지는 만큼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해드리지 못하는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며 “두 사람의 앞날을 따뜻한 마음으로 축복해 주시길 바라며, 평범한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 신상에 대한 추측은 삼가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승윤도 팬카페를 통해 “3월의 어느 날 제가 결혼하게 됐다”며 “9년 전 한 사람을 만났다. 그 사이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때로는 지난한 무력함을, 때로는 소소한 행복을, 때로는 거대한 파도를, 때로는 과분한 꿈들을 그 자체로 함께 울고, 웃고, 지탱해 온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승윤은 “앞으로 함께 지을 찰나와 채워나갈 여백과 써 내려갈 이야기들과 완성 시킬 노래들을 함부로 기대해 본다”며 “저의 자부심과 보람과 근거가 되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2011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이승윤은 2013년 싱글 ‘오늘도’를 발매하며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2021년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에 출연해 우승하며 주목 받았다.
◇이승윤 자필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이승윤입니다.
마치 계절과 숨바꼭질하는 듯한 3월입니다.
아무리 꼭꼭 숨어도 머리카락 슬쩍 보이는 봄을 못 본 체해주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계절과 계절이 포개지는 3월의 어느 날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소식일 줄 알기에
여러분께 가장 먼저, 직접 말씀드리고자 펜을 듭니다.
저는 9년 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이엔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때로는 지난한 무력함을, 때로는 소소한 행복을,
때로는 거대한 파도를, 때로는 과분한 꿈들을
그 자체로 함께 울고, 웃고, 지탱해 온 사람입니다.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명제라고 믿는 편인 제가 그릴 수 있는 가장 먼 훗날의 그림에
우두커니 그려져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장마가 끝나기 전에 빗속을 뛰놀자
버겁던 시절 기꺼이 약속했습니다.
그러던 생의 어느 시점에
음악이라는 녀석을 포기하려던 순간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은 제 낡은 음악 인생 구석 구석에 숨을 불어넣어 주셨고
함께 울고, 웃고, 지탱해 주신 덕분에
저는 여전히 음악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해냈다’거나 ‘써냈다’ 같은
단단한 자부심과 실체적 보람을 가진 음악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얼음을 녹여내 싹을 틔워내고
장마를 걷어내 볕을 쏟아내는 이야기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러한 이야기는 존재할 수 없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고 진실이고 진심입니다.
9년 전 한 사람과 맺었던 어렴풋한 약속을,
언젠가 자칫 무력함을 숨긴 채 지키려던 약속을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합니다.
여태껏 그래왔듯 조용히 예쁘게 잘살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태껏 그래왔듯 있는 힘껏 시끄럽고 즐겁게 음악하겠습니다.
저의 자부심과 보람과 근거가 되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함께 지을 찰나와 채워나갈 여백과
써 내려갈 이야기들과 완성 시킬 노래들을
함부로 기대해 보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승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