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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 김용운 기자]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6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매력 중 하나는 스타 배우, 감독들이 관객들, 취재진과 어우러지는 자리가 많다는 것.
영화 상영관에서는 배우, 감독이 참석해 관객과 영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GV)가 마련되고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된 야외무대, 피프관객라운지에서도 역시 관객들이 질문을 할 수 있는 오픈토크, 아주담담이 각각 진행된다. 또 취재진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외국 스타들과 인터뷰를 갖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상대를 당황시키는 질문과 요구, 대답이 오가기도 한다.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대를 당황시켰던 ‘허걱! 이런 질문이?’ 베스트 5를 소개한다.
◇ “정우성씨와 키스신에서 정말 천부적 자질이 확인되던가요?”
‘호우시절’ 오픈토크 진행자가 정우성의 상대역을 맡은 중국 배우 고원원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에 앞서 정우성은 고원원과 키스신에 대해 허진호 감독이 “떨리는 느낌이 있었다”고 하자 “키스에 천부적 재능을 보였죠”라고 농담을 했다. 하지만 진행자의 질문에 고원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 “하정우씨, 안아줘요.”
하정우,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김용화 감독이 영화 ‘국가대표’ 야외무대인사를 할 때 나온 요청이다. 한 팬은 하정우에게 “‘무릎팍도사’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는데 그 사이 다른 팬들은 “안아줘”를 연호해 하정우를 당황시켰다.
◇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서 클라인이 지닌 상징성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주인공 클라인 역을 맡은 할리우드 스타 조쉬 하트넷과 인터뷰에서 나온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은 기자가 조쉬 하트넷에게 했지만 같은 질문으로 역공(?)을 받고 당황했다.
기자가 느끼기에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난해한 영화였다. 그래서 조쉬 하트넷에게 “이 영화에서 연기한 클라인은 어떤 부류의 인간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조쉬 하트넷은 “클라인은 악과 선의 경계에서 고통 받는 천사의 이미지를 지닌 인물인 것 같다. 예수 같은 시타오(기무라 타쿠야 분)에게 ‘네 아버지의 부탁으로 너를 집으로 데려가려 왔다’고 말하기도 하지 않나”라며 “클라인의 상징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그 캐릭터인 것 같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되물었다. 애초에 모르겠으니까 던진 질문인데….
◇ “조쉬 하트넷씨, 왜 만날 똑같은 청바지를 입나요?”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오픈토크에서 한 팬이 조쉬 하트넷에게 물은 질문이다. 당시 오픈토크에는 조쉬 하트넷과 기무라 타쿠야, 이병헌이 참석했는데 행사 시작에 앞서 진행자는 팬들이 너무 많이 모이자 미리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청바지와 관련된 질문은 조쉬 하트넷의 답변을 이끌어낼 수 없었다. 진행자가 행사 전 이런 질문이 있다고 소개한 뒤 그 자리에서 ‘킬’을 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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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원씨 올해 여우주연상 싹 쓸어버리세요."
영화제에 참석한 배우들이 질문만 받는 것은 아니다. 팬들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좋아하는 스타와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문이 아닌 덕담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10일 '해운대'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는 유독 하지원의 팬이 극장을 많이 찾았다. 그중 30대 남성 관객은 윤제균 감독과 설경구에게는 질문을 하고 하지원에게는 "올해 여우주연상 싹 쓸어버리세요"라는 말 뿐 정작 질문을 하지 않았다
사회자가 질문을 하라고 권유하자 그 관객은 사양했다. 하지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만으로 만족하다는 게 이유에서였다. 또 다른 일본 관객 역시 하지원에게 질문은 하지 않고 "제 꽃을 받아주세요"라며 무릎을 꿇고 꽃을 바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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