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콘서트 ‘시즌 오브 메모리즈’
3일간 9000명 동원… 3시간 24곡 열창
‘파워청순’부터 ‘격정아련’까지 총망라
‘시간을 달려서’→‘밤’ 등 히트곡 퍼레이드
“10주년 함께해준 멤버·팬 감사" 눈물 소감
|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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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 교차로, 해야, 밤….’
이토록 히트곡이 많은 걸그룹이 또 있을까. 전주만 나와도 어깨가 들썩거리고, 후렴구에선 떼창이 저절로 나오는 그런 노래 말이다. 쉴 새 없이 펼쳐지는 히트곡 퍼레이드에 공연을 보는 내내 어깨와 목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였다.
파워청순, 격정아련 콘셉트로 수많은 리스너의 사랑을 받았던 그룹 여자친구(소원·예린·은하·유주·신비·엄지)가 1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여자친구는 17~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10주년 단독 콘서트 ‘시즌 오브 메모리즈’(Season of Memories)를 성료했다. ‘시즌 오브 메모리즈’는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는 여섯 멤버의 바람이 모여 성사된 공연이다. 3일간 9000명의 팬들과 뜨겁게 호흡한 여자친구는 3시간여 동안 24곡이 넘는 곡을 소화했다. 데뷔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끝도 없이 올라가는 고음, 격정적인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재현하며 ‘여자친구’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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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여자친구의 스테디셀러 히트곡으로 열었다. 걸그룹 최초 1억 스트리밍 달성곡인 ‘오늘부터 우리는’을 시작으로 ‘너 그리고 나’, ‘귀를 기울이면’까지 무려 3곡을 생라이브로 소화했다. 모처럼 돌아온 여자친구의 무대를 접한 팬들은 있는 힘껏 소리치며 함성과 떼창으로 화답했고, 여자친구 멤버들도 심장이 터져라 노래를 열창했다. 특히 성대 염증에도 쩌렁쩌렁한 가창력을 선보인 유주의 투혼이 유독 빛을 말했다.
공연장 곳곳에서 터지는 불꽃과 폭죽은 다시 돌아온 여자친구의 무대를 자축하는 듯했다. 2021년 이후 4년 간 완전체 활동을 펼치지 못했음에도 여자친구는 마치 어제 음악방송 스케줄을 끝낸 것처럼 여전한 칼각과 팀워크로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팬들은 여자친구의 무대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고, 다른 한 손으론 응원봉을 쉴 새 없이 흔들며 격하게 호응했다.
잠시 팬들과 인사를 나눈 뒤 여자친구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핑’, ‘핑거팁’으로 객석을 뜨겁게 달궜고, 팬들은 이에 질세라 엄청난 함성과 떼창으로 호응했다. 엄지가 무대를 마친 뒤 “오늘 함성이 전투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여자친구 못지않게 팬들의 반응 또한 ‘파워풀’ 그 자체였다.
| 여자친구 예린(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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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 유주(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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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 은하(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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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 신비(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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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 엄지(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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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 소원(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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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만남인 만큼 여자친구 멤버들은 곧바로 객석으로 내려와 팬들과 가깝게 호흡하기 시작했다. 공연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팬들을 향해 하트와 브이를 연발하는 등 남다른 팬사랑을 과시했다. ‘타로 카드’와 ‘물꽃놀이’를 부른 여자친구는 ‘바람 바람 바람’, ‘바람의 노래’, ‘바람에 날려’까지 일명 ‘바람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이기도. 파워풀 못지않게 아련한 무대도 준비했다. ‘여름비’를 시작으로 ‘봄비’, ‘드림캐처’까지 감미롭게 소화하며 팬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전반부가 ‘파워청순’이라면, 후반부는 ‘격정아련’ 콘셉트의 곡들로 셋리스트를 구성했다.
시크한 블랙 의상을 입고 재등장한 여자친구는 ‘마고’, ‘애플’을 시작으로 ‘레인보우’, ‘플라워’, ‘온리원’ 등 격정적이면서도 아련한 감성으로 곡을 담담하게 불렀다. 특히 ‘레인보우’ 무대에선 일곱 빛깔 무지개를 공연장 곳곳에 쏘는 등 장관을 연출했다.
|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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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려서’ 무대가 펼쳐질 땐 팬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격정적으로 호응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달려서’는 데뷔 첫 음악방송 1위곡이자, 음악방송 15관왕 ‘올킬’이란 대기록을 쓴 여자친구의 대표곡이자 메가히트 곡이다. 여자친구는 그 시절, 그 에너지로 ‘시간을 달려서’를 격정적으로 소화했고, 팬들은 엄청난 떼창으로 에너지를 더하며 공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어진 ‘교차로’ 무대는 듣는 내내 울컥할 정도였다. ‘격정아련’ 콘셉트의 여자친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으로, 교차로를 방황하는 듯한 퍼포먼스에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유 아 낫 언론’, ‘해야’, ‘밤’ 무대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격정적인 무대에 팬들은 감격을 갖추지 못했다.
앙코르도 화끈했다. 데뷔곡 ‘유리구슬’을 시작으로 ‘히어 위 아’, 스페셜 앨범 타이틀곡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 ‘올웨이즈’까지 여자친구의 처음과 끝으로 앙코르 무대를 꾸몄다. 여자친구 멤버들은 마지막 무대까지 칼군무와 폭발적인 고음을 쏟아내며 10주년 콘서트의 피날레를 화끈하게 장식했다.
|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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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멤버들은 공연 말미 10주년을 맞아 다시 뭉친 소회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건넸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프닝 때 눈물이 날 것 같더라. 그만큼 여자친구에게 10주년 콘서트는 의미가 남다른 공연이다. 무엇보다 각자의 일이 중요할 수 있는데도 10주년 콘서트를 실현시켜준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신비)
“아프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핑계 같은데, 무릎이 안 좋아서 칼군무를 제대로 못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그럼에도 훌륭하게 무대를 소화해준 멤버들에게 고맙다. 10년 차에도 공연할 수 있게 해준 버디들에게 정말 고맙다.”(예린)
“당연히 마지막은 아니지만 콘서트 때문에 매일매일 멤버들과 함께했는데, 당분간 볼 일이 없다는 생각에 울컥하더라. 버디도 4년이 얼마나 길었을지 상상이 안 된다. 3일 공연이 다 매진돼서 이 자리에 못오신 분들이 있다는데, 이 자리를 지켜준 버디에게 감사하다. 꼭 다시 만나요.”(소원)
|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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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를 할 때마다 가수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 무대를) 못하면 어떡하지 생각이 들지만, 팬들의 사랑 덕분에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멤버들 모두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달라.”(은하)
“멤버들 너무 고생했고, 여러분을 만나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행복할 거다. 우리의 시간들은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고 믿고 싶다. 이번 투어를 마친 뒤 다시 멈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소중한 마음과 추억을 갖고 멋진 시간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엄지)
“완벽하지 못한 모습이어서 죄송하다. 이번 독감한텐 밀렸다. 이 콘서트를 위해 몇달간 고군분투하면서 준비했는데, 마음만은 200%, 300% 전달됐기를 바란다. 2025년 1월을 우리의 다정한 계절로 기억해 달라.”(유주)
서울 공연을 마친 여자친구는 3월 9일 오사카, 3월 11일 요코하마, 3월 14일 홍콩, 3월 22일 가오슝, 3월 29일 타이베이 등 5개 도시에서 아시아 투어를 개최하며 오래 기다린 해외 팬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