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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4일(이하 한국시간) 그리피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시즌을 뜨겁게 불태운 뒤 은퇴할 가능성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개인통산 611홈런으로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인 그리피는 지난 해 11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계약을 맺었다. 그리피 개인으로선 올해가 22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이 된다. 비록 기본연봉이 235만 달러 밖에 안되는 초라한 계약이지만 그리피로선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다.
이미 만 40세에 접어든 그리피는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몇 승만 더했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라며 "다가올 11월초까지는 어떤 계획도 가지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올시즌 뒤 선수생활 은퇴를 시사했다.
그리피는 1989년 시애틀에서 데뷔한 이래 21년 동안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이름을 떨쳤다. 한 시즌 40홈런을 무려 7번이나 기록했고 1997년과 1998년에는 2년 연속 56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불운한 스타였다. 2000년 시애틀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한 뒤 계속된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2년 70경기 7홈런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 홈런 행진을 계속 이어갔지만 페이스는 점점 떨어졌다. 지난 시즌에는 117경기에서 19홈런에 그쳤고 타율도 2할1푼4리에 머물렀다.
그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그리피에게 2010년은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오프시즌에 시애틀 구단이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 것. 사이영상 출신 좌완투수 클리프 리를 트레이드 해왔고 FA 시장에서 라이벌팀 LA 에인절스의 명내야수 숀 피긴스를 데려와 전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피도 "이를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다. 시애틀 사람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다"라며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