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75%, 연예인 보면 박탈감…실상은?

김은구 기자I 2010.09.28 11:02:17
▲ 2008년 출연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한예조 소속 연예인들.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직장인의 75%가 연예인에게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영화공연연예인노조(이하 한예조) 한 관계자는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만큼 겉으로 드러나 있거나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연예인의 생활과 전체 연예인의 평균치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 취업정보업체 `사람인`(www.saramin.co.kr)이 실시한 `연예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727명 중 75.5%로 집계됐다.

그 이유로 56.4%는 `쉽게 많은 돈을 버는 것 같아서`, 18.8%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도 벌어서`, 6.9%는 `어린 나이에 성공을 해서`, 6.2%는 `대학입학, 협찬 등 특혜가 많아서`라고 각각 답했다. `죄를 지어도 관대해서`(음주운전 등)와 `모든 것을 갖춘 것 같아서`도 각각 4.9%를 차지했다.

일부 스타급 연기자들은 드라마 출연료로 회당 2000만원 이상을 받기도 한다. 16회 분량 미니시리즈에 회당 2000만원으로 출연계약을 맺으면 수입은 3억2000만원이 된다.

미니시리즈 16회라야 방송기간 8주, 촬영기간을 모두 포함해도 3개월 안팎이다. 1년에 3개월 일하고 3억2000만원을 버니 1년 내내 일에 매달려 살고도 1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연봉을 받고 사는 직장인들이 이들을 보고 `쉽게 많은 돈을 버는 것 같아서`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한예조가 지난 2008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연기자 조합원들 중 연간 수입이 1억원이 넘는 사람들은 7.7%에 불과했다. 오히려 법정 최저임금(1020만원) 이하 소득자는 69%였고 연 수입 2000만원 이하인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77%였다.

한예조 관계자는 “연 수입 1억원 이상의 연기자 조합원은 해마다 5~8% 정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소득 연기자들의 상황은 요즘 더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 최철호 신정환 MC몽 김상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어린 나이에 성공을 하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10년 넘도록 빛을 못 보는 연예인들도 부지기수다. 16부작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더라도 조연보다 작은 역을 맡아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출연료도 낮고 그나마도 매회 출연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대학입학, 협찬 등 특혜가 많다고 하지만 역시 인지도가 낮은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대학에 가려고 재수, 삼수를 하는 연예인들도 더러 눈에 띈다.

죄를 지어도 관대하다고? 연예인들에게는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연예인이 공인인지, 아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들이 대중 앞에 나서서 주목을 받으며 생활하는 만큼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활동을 한동안 중단해야 되는 게 연예인이다. 복귀를 할 때도 숱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 술자리에서 여성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최철호, 해외 도박 파문에 휩싸인 신정환, 병역기피를 위한 고의발치 혐의를 받고 있는 MC몽이 결국 방송활동을 중단한 것만 봐도 연예인들에게 세상이 관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은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 순간에 비난의 대상이 된 데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팬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치르는 대가도 가중된 분위기다. 지난 2005년 4월 음주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불구속 기소된 뒤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김상혁 역시 아직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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