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 콘서트-더 텐스' 서울공연 성료
7~9일 3일간 케이스포돔서 3만 열광
태연 솔로 10년史 총망라… 25곡 열창
감각적인 연출에 압도적 보컬차력쇼
"생일날 10주년 콘서트, 잊지 못할 것"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황홀한 150분이었다. 쉴 새 없이 내리꽂는 압도적인 보컬, 눈과 귀를 사로잡은 감각적인 조명과 입체적인 밴드 사운드가 공연 내내 황홀경을 선사했다. 그룹 소녀시대 리더에서 10년 차 명품 보컬리스트로 성장한 태연. 그의 10주년을 충분히 자축할 만한, 최고의 가수와 최고의 팬, 최고의 스태프가 함께 완성한 역대급 공연이었다.
‘태연 콘서트-더 텐스’(TAEYEON CONCERT-The TENSE)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2023년 ‘디 오드 오브 러브’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열린 이번 공연에는 3일간 무려 3만 명의 관객이 빼곡히 들어섰다. 태연은 폭발적인 보컬로 2시간 30분 동안 게스트 없이 25곡을 생라이브로 열창했다.
 |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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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진행되는 올림픽공원 일대는 ‘태연 축제’였다. 공연장 인근에는 온통 ‘태연’의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고, 공연이 열리는 케이스포돔의 대형 현수막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인파가 즐비했다. 올림픽공원역 초입에 위치한 커피 브랜드 할리스에는 태연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한쪽 벽을 장식했다. 컵을 감싸는 슬리브에도 태연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게재되는 등 소위 말해 ‘기승전 태연’이었다. 태연의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다국적 팬들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 태국, 중화권 등 다양한 국적의 팬들이 한자리에 모여 태연의 여전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티켓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 선예매만으로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 것에 이어 추가로 오픈한 시야 제한석까지 솔드아웃 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둘째날 8일 공연은 메가박스 전국 17개 지점 및 일본, 태국,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8개 지역에서 라이브 뷰잉으로 생중계, 마지막 회차인 9일 공연은 글로벌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해 생중계돼 ‘안방 1열’의 글로벌 팬들과도 함께 했다.
 | 공연장 인근 할리스에는 태연 사진으로 온통 도배됐다. 컵홀더에는 태연의 생일을 축하하는 문구가 기재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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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텐스’는 ‘시제’라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태연이 걸어온 지난 10년, 무대에 선 지금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갈 날들을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은 공연명이다. 태연의 솔로 활동 히스토리를 총망라한 세트리스트와 그 시간을 온전히 지켜온 ‘나’에 초점을 맞춘 각 섹션별 테마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섹션별로 각기 다른 메인컬러를 활용해 공간감을 극대화한 구성과 화려한 무대 연출은 물론, 고품격 라이브에 생동감을 더해줄 밴드 라이브 세션, 태연만의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히트곡과 대표곡 퍼레이드 등이 다채롭게 준비했다. 그야말로 태연종합선물세트였다.
 |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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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패뷸러스’가 열었다. 황금빛 드레스와 월계관을 쓴 채로 등장한 태연은 ‘퀸’ 그 자체의 위용을 자랑했다. 태연 뒤에 펼쳐진 거대한 와이드 스크린은 순식간에 공연장을 신전으로 만들었고, 태연은 압도적인 공간 위에서 압도적인 보컬로 객석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천장에서 떨어지는 꽃가루를 받으면서 노래할 땐 여신이 강림한 듯했다.
이어진 ‘아이’ 무대에선 관객들의 떼창이 태연을 반겼다. 태연을 대표하는 대표곡이자 오랜시간 음원차트에서 사랑받은 곡인 만큼, 국적 불문 관객들 모두 또렷한 발음으로 ‘아이’를 열창했다. 태연은 기세를 이어 ‘레터 투 마이셀프’까지 부르며 오프닝에서 무려 3곡을 소화했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뒤 태연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태연은 “솔로 활동 10주년이 됐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내 생일(3월 9일)”이라며 “평소 같으면 조용하게 생일을 보낼텐데, 이번엔 10주년 기념 겸 공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생일 때 조용하게 보내는데, 집에 있어봤자 누워서 쉬고 있을 것 같아 공연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 생일은 잊지 못할 생일이 될 것 같다. 여러분 머릿속, 가슴 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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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다시 잡은 태연은 감미로운 보컬이 돋보이는 ‘블루 아이즈’, 시원한 보컬이 압권인 ‘메이크 미 러브 유’로 관객들의 귀를 호강하게 했다. 특히 ‘헤븐’ 무대에선 핑크빛으로 물든 무대에 꽃비까지 내려 음악을 즐기는 감흥이 더욱 배가 됐다. ‘핫 메스’ 무대에선 강렬한 레드빛 조명을 내리쬔 상태로 매혹적인 안무를 곁들였다. 이어진 ‘골드 애즈 헬’ 무대에선 샤막(반투명 스크린)을 활용한 무대 연출과 화려한 레이저쇼로 태연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태연의 대표곡 ‘INVU’는 한 편의 컨템퍼러리 무용을 보는 듯했다. 태연의 호소력 짙은 보컬, 몸으로 노래하는 듯한 댄서들의 움직임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특히 리프트 무대에 올라 날개를 매단 태연의 모습은 압도적 그 자체였다.
그룹이 아닌 솔로여서 무대가 비어 보일 법도 했지만, 태연의 무대는 다채로운 컬러와 오브제를 활용해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멜트 어웨이’ 무대에선 빨간색 조명을 통해 이국적이고 정열적인 느낌을 배가시켰고, ‘투 엑스’ 무대에선 파란색 조명을 내리쬐며 냉담하면서도 덤덤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왓 두 아이 콜 유’ 무대에선 액자 세트를, ‘위켄드’ 무대에선 곡의 밝은 느낌과 빨간색과 주황색이 시너지를 내면서 입가가 절로 흐뭇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을 선사했다. 관객들도 태연의 보컬에 맞춰 떼창을 이어가며 무대를 함께 즐겼다.
 |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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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보컬답게 ‘보컬차력쇼’를 즐길 수 있는 무대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와이’ 무대에선 시원한 밴드 사운드와 청량감 넘치는 태연이 보컬의 시너지가 대단했고, ‘바람 바람 바람’ 무대에선 바람에 목소리가 나부끼듯 무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사계’ 무대는 엄지척이 절로 나왔다. 태연의 폭발적인 보컬 못지않게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 암전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곡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엔딩 크레딧’ 무대를 마친 뒤에는 ‘Inspired By Past-Present-Future TAEYEON in All Tenses’라는 문구를 띄워 이번 공연에 태연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했다.
앙코르도 화끈했다. ‘타임 랩스’, ‘올 포 낫띵’, ‘블러’로 보컬차력쇼를 선사한 태연은 앙코르 곡으로 ‘커튼콜’, ‘유아’를 열창하며 ‘보컬리스트 태연’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곡인 ‘유아’ 무대에선 끝도 없이 올라가는 태연의 보컬로 인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전율이 대단했다. 이를 지켜보던 관객들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저절로 기립박수를 칠 정도. 왜 태연이 10년 넘게 솔로 보컬리스트로 승승장구하는지, 왜 수많은 팬들이 이토록 태연의 공연에 열광하는지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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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도 이날 공연이 만족스러운듯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태연은 “매번 앨범 나올 때마다, 공연할 때마다 기다려 주시고,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서울 공연을 잘 마친 만큼, 해외투어 재밌게 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태연은 또 “이 공연이 ‘태연 콘서트’이긴 하지만, 수많은 스태프들과 댄서분들, 밴드분들 덕분에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내 이름이 대표로 앞에 있지만, 수많은 분들의 노력 덕에 이 공연이 완성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겸손함을 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서울 공연을 마친 태연은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태연은 16일 타이베이, 29일 마닐라, 4월 12일 자카르타, 19~20일 도쿄, 26일 마카오, 5월 3~4일 싱가포르, 5월 31일~6월 1일 방콕, 6월 7일 홍콩 등 아시아 투어로 총 9개 지역을 찾아가 현지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