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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심의'②]현행 심의제도의 문제점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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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기자I 2009.02.06 14:22:58
▲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 받은 백지영, 비, 동방신기(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최근 백지영 7집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로부터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판정됐다. 또 영화 ‘작전’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러면서 ‘심의’가 또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가요계 및 영화계 관계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 비와 동방신기가 발표한 음반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판정 받았을 때도 그랬고 같은 일이 발생할 때마다 늘 핫이슈가 되고 만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나 전문가들은 심의는 그럴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배태하고 있다고 말한다.

◇ 심의에 일관성과 형평성은 필수
 
많은 요인들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일관성’ 및 ‘형평성’ 문제다.
 
박진영은 지난 달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심의는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관성이 중요하다”면서 “드라마와 영화에서 가능한 게 음악에서 안 된다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도 최근 백지영의 경우를 예로 들어 “불륜, 패륜 등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에 버젓이 소개되는 세상인데 친구의 연인과 키스했다는 내용을 가사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비의 ‘레이니즘’은 ‘매직 스틱’, ‘바디 쉐이크’ 등 표현이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며 유해 판정을 받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에서 연 본심의와 재심의를 모두 통과해 대중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동방신기 ‘주문-미로틱’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선정적이라는 애매한 판단 근거를 제시, 청보위에서 유해 판정을 내렸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음반심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작전’과 외화 ‘인터내셔널’이 폭력성 등을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영화계에서 한 목소리로 영등위를 비판하는 것도 일관성 및 형평성에 이유가 있다.

특히 ‘인터내셔널’은 베를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다 톰 티크배어 감독이 연출한 전작 ‘향수’는 2007년 국내 개봉 당시 파격적인 집단 성행위 장면에도 불구,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바 있어 영화계 및 관객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 청소년관람불가 판정 받은 '작전'과 '인터내셔널'

◇ 심의기관의 '시대착오'
 
심의가 ‘시대착오’ 또는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화 ‘천국의 전쟁’과 ‘숏버스’는 파격적인 노출과 정사 장면으로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이후 ‘천국의 전쟁’ 수입사가 서울행정법원에 이를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영등위의 등급 처분 취소와 수입사의 소송 취하라는 조정권고를 내렸다.

‘천국의 전쟁’과 함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외화 ‘숏버스’ 수입사도 영등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영등위의 시대착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관계자 A씨는 “심의라는 것이 시대상을 반영해 현실감 있게 적용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현 심의제도가 사회적인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시의성 없는 심의, 필요가 있나
 
‘시의성’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다. 시의성 문제는 음반심의에서 특히 말이 많다. 이번에 유해 판정을 받은 ‘입술을 주고’는 백지영이 타이틀곡 ‘총 맞은 것처럼’ 후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곡으로 이미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다. 이번 판정이 오는 10일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둘째 주까지 활동할 예정인 백지영은 후속곡 활동에 큰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선정된 ‘레이니즘’도 비가 후속곡으로 바꿔 활동하는 상태에서 유해 판정을 받아 뒷북 규제로 오히려 더 많이 홍보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음반심의의 경우 지난 1996년 사전 심의가 폐지된 후 청보위에서 사후 심의를 맡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사후 심의라고 해도 판정이 너무 늦게 나오다 보니 그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선들도 많다.

가요계 관계자 B씨는 “수만 장, 수십만 장 팔린 후에 뒤늦게 규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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