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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난달 29일부터는 대한체육회 건물 앞에서 '1인 발언'에 나섰다. 김주현 씨가 입은 흰색 삼베 두루마기에는 대한체육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아들 김마그너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도 포함돼있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김주현 씨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볼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현재 노르웨이와 한국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는 김마그너스는 내년 평창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기 위해 지난 2015년 한국 국가대표 자격을 취득했다.
김주현 씨가 이렇게 발끈하고 나선 이유가 뭘까. 지난 3일 서울 상암동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주현씨는 "한 개인으로서 대한체육회의 부당함과 불공정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2월에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크로스컨트리 남자 대표팀 선수 5명 가운데 4명이 대회 기간 동안 맥주를 마신 사실이 드러나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스키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실업선수 2명은 6개월, 대학선수 2명은 4개월의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해당 선수들은 2017-2018시즌 국가대표 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교생인 김마그너스는 술을 마시지 않아 징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3개월 뒤인 지난 달 11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열렸다. 공정위는 대한승마협회가 지난 3월 승마 전 국가대표 김 모 선수(29)에게 내린 '견책' 징계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기업 회장의 아들이자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리스트인 김 모 선수는 지난 1월 술집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 안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구속돼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승마협회는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실효성이 없고 대회 출전도 가능하다. 그리고 공정위는 승마협회의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기업 회장의 아들이기 때문에 공정위가 봐주기 처분을 내린 것이라는 눈총이 쏟아졌다.
김주현 씨는 이 사실을 알고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작은 목소리라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고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아들의 국가대표 수당을 거부하고 '1인 발언'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김주현 씨는 "국가대표 수당은 선수들에게 명예다. 국가대표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일이다"라며 "이번 공정위 결정을 보고 너무나 수치스럽고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거기서 나오는 돈이 아이에게 자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이 누구의 아들인지는 관심 없다. 하지만 선수라면 똑같은 잣대로 놓고 봐야 한다. 상식적인 눈으로 봤을때 납득이 돼야 한다"라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 직함을 갖고 있는데 불명예스런 사람과 함깨 해야 한다니 불쾌하다. 선수는 명예를 먹고 사는 생명이다"라고 강조했다.
어머니의 이같은 행동이 한국 국가대표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 김마그너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 역시 이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해 김주현 씨는 "심사숙고 끝에 이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결정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관심이 없다"며 "물론 아들은 걱정한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아들의 명예가 침해된 일이다. 엄마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씨는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6일 노르웨이로 돌아갈 예정이다. 노르웨이로 돌아가서도 한국 대사관에서 계속 '1인 발언'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씨는 "비행기 시트에 앉을 때까지 이 옷을 입고 다니겠다. 대한체육회가 선수를 보석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원석을 잘 갈고 닦아 좋은 보석을 만들어야 한다. 선수를 귀하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선수를 소모품으로 생각하지 말고 자긍심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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