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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KIA 감독 "디펜딩챔피언 2연패 어렵다고? 우린 다르다"

이석무 기자I 2025.01.22 16:33:18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왕조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한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년 연속 통합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1차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프링캠프 1차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범호 감독은 지난해부터 사령탑을 맡았지만 감독으로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IA는 지난 시즌 불미스런 사건으로 감독 없이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이후 호주 훈련지에서 당시 타격코치였던 이범호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범호 감독은 “코치로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나 감독으로 떠날 때나 마음가짐은 똑같다”며 “늘 하던 대로 선수 부상을 조심하면서 차분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스프링캠프 훈련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이범호 감독의 머릿속에는 선수 운영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굳어진 상태다.

지난 시즌 팀의 간판타자로 우뚝 선 김도영에 대한 기대는 역시 크다. 이범호 감독은 이번 시즌 김도영을 3번에 배치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은 작전 수행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르다”며 “2번보다는 3번에 놔둬야 팀이 강해질 것이다. 1, 2번은 선수 능력과 컨디션 등을 고려해 배치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도영이 4년 차 최고연봉인 5억원에 계약한 것과 관련해선 몸값에 걸맞은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범호 감독은 “잘하는 선수는 연봉을 많이 받아야 하고,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이에 맞는 성적을 내야 한다”며 “구단은 김도영에게 더 잘하라는 의미로 최고 연봉을 안긴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도영의 성격을 감안할때 자만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숨기지 않았다.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은 출루 능력이 좋고 도루를 잘하는 선수다. 위즈덤을 4번에 두면 투수들은 공격적인 투구를 해야 한다”며 “일단 위즈덤은 김도영 뒤에 있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훈련을 통해 확인해야겠지만 6번으로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즈덤이 장타력은 좋지만 세밀함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받는 데 대해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범호 감독은 “한 달 정도 뛰면 한국 야구에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KBO리그 투수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투수들보다 구속이 느리다. 위즈덤이 빠르게 타격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위즈덤은 나이(33세)도 많지 않고 우리 팀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굉장히 친하다.”며 “가족들도 한국에 올 계획인 만큼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범호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이다. 다만 지난 시즌과 달리 선발투수 숫자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자원이 부족한 건 아니고 누구를 쓸지 선택만 남았다.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며 “퓨처스리그에서 쓰기엔 좋은 선발 후보가 많아 5선발을 정하더라도 나머지 투수들은 긴 이닝을 던질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이의리의 회복 상태와 신인 김태형의 선발 가능성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시험한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는 3~4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투구 수를 늘리고 7∼8월에 복귀해야 한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투수 코치가 옆에서 훈련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보고해 스프링캠프에 동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태형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한다.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투입할 것이다”며 “김태형을 스프링캠프에 포함한 건 6, 7선발 투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즌 중 부상 선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후보 선수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무리 투수에 대해선 기존 틀을 유지한다. 이범호 감독은 “마무리는 정해영을 쓰고, 조상우는 앞쪽에서 강한 타순을 만났을 때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일단 조상우가 편하게 느끼는 자리가 어디인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겠다“고 밝혔다.

KIA 선수단은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까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 모기업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의 남다른 배려 덕분이다.

이범호 감독은 “(비즈니스석을 타면)컨디션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탈 때는 모르는데, 내릴 때 확실하게 다르다”며 “비즈니스석 탑승이 선수들의 동기부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수들이 많은 것을 느낄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현종, 최형우 등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도 재확인했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은 워낙 성실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라 6월까지는 체력적으로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며 “양현종이든, (4선발) 윤영철이든 이의리가 돌아오는 7~8월 정도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최형우에 대해선 “지난해와 같이 지명타자로 활용한다. 4번으로 쓸지, 6번으로 쓸지는 봐야 한다”면서 “지난해에 올렸던 성적 정도는 올해도 충분히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연속 우승을 이룬 팀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연패를 노리는 KIA 입장에선 썩 반갑지 않은 얘기다. 이범호 감독도 그 부분에 대해선 “전통적으로 우승팀은 큰 경기를 치른 탓에 체력소모가 심해 다른 팀보다 비시즌에 선수단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어느정도 인정했다.

하지만 KIA는 다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 팀은 불펜 투수들이 대부분 적은 이닝을 소화했고, 선발 투수들도 양현종(171⅓이닝)을 제외하면 많은 이닝을 던진 선수가 없었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예년보다 빨리 끝났기 때문에 휴식 시간이 충분했다”고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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