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츠' 톰 시버, 75세로 사망...통산 311승 대투수

이석무 기자I 2020.09.03 11:10:14
2009년 뉴욕 메츠 홈구장 시티필드의 개장식에서 시구를 던지는 ‘메츠의 전설’ 톰 시버.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11승을 거둔 전설적인 투수 톰 시버가 세상을 떠났다.

AP통신, MLB닷컴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투수 톰 시버가 자택인 캘리포니아주 칼리스토가에서 7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고 3일(한국시간) 일제히 전했다.

시버는 지난 2019년 3월 치매 진단을 받고 투병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합병증까지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버는 1967년부터 1986년까지 2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통산 311승을 거둔 대투수다. 1969년과 1973년, 1975년 3차례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올스타전에도 12번이나 올랐고 다승 1위와 평균자책점 1위도 3번씩 달성했다. 탈삼진왕도 5번 올랐다.

특히 시버는 1969년 ‘미라클 메츠’를 이끈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 데뷔 3년 차이던 1969년 36경기에 선발 등판해 25승 7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1962년 창단 이래 8년 동안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메츠는 시버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196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메츠의 기적같은 우승은 ‘미라클 메츠’라는 수식어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다.

선수 인생을 통틀어 61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231번의 완투승을 달성한 시버는 1977년 6월 1대4 트레이드를 통해 메츠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했다. 이후 1983년 트레이드를 통해 메츠로 잠깐 돌아왔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한 뒤 1986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1900년대 이후 활약한 야구선수 가운데 통산 300승-3000탈삼진-평균자책점 3.00 이하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인 시버는 1992년 98.8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의 득표율은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가 99.32%를 기록하기 전까지 최고 기록이었다. 그의 등번호 41번은 메츠의 영구 결번이 됐다.

시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메츠 구단주인 프레드 윌폰과 최고 운영책임자 제프 윌폰은 성명을 통해 “시버는 역대 최고의 메츠 선수였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도 “톰은 미국 역사의 최고 순간을 장식한 멋진 신사였다”며 “그는 뉴욕 메츠와 잊을 수 없는 1969년 시즌의 대명사였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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