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첫 우승 오지현 "싱가포르 가서 칠리크랩 실컷 먹을래요"

김인오 기자I 2015.11.08 16:58:39
오지현(사진=KLPGA)
[부산=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우승했으니 칠리크랩 먹으러 가야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오지현(19·KB금융그룹)이 생애 첫 우승을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일궜다. 자신에게 주는 첫 우승 선물은 해외 여행. 경기자에서는 날카로운 샷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지만 필드를 벗어나자 영락없는 10대 소녀였다.

오지현은 8일 끝난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2위 그룹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오랜 기다린 우승컵에 첫 입맞춤을 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뽑아내는 ‘버디 쇼’로 챔피언 대열에 들어선 오지현은 “기다리던 첫 우승을 고향에서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지금은 얼떨떨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룻밤을 자고 나야 ‘우승했구나’라는 기분이 들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루키로 데뷔해 다시 시드전을 거쳐 올해 정규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던 오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2017년까지 시드를 보장 받았다. 걱정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오지현은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아 시드전에 가게 됐을 때 정말 펑펑 울었다. 이제 시드 걱정이 사라져 너무 좋다”며 “이번에 오지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팬들의 기억에 남겼다면 내년부터는 존경하는 전미정 선배처럼 잊혀지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지현은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특히 10번홀(파4)에서 2위와의 격차를 5타로 벌린 버디 퍼트는 압권이었다.

오지현은 “오늘 첫 티샷부터 마지막 퍼트까지 완벽했다. 특히 10번홀 버디를 잡아낸 후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골프는 장갑을 벗기 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운동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진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 여행 계획도 전했다. 오지현은 “우승 상금은 부모님께 드리고 나에게 주는 첫 우승 선물은 싱가포르 여행이다. 작년에는 여건상 갈 수 없었다. 좋아하는 칠리크랩을 실컷 먹고 오겠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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