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감성 더한 '말할 수 없는 비밀'…도경수·원진아 새로 쓴 명작 로맨스[봤어영]

김보영 기자I 2025.01.14 18:07:07

하이브미디어코프 신작…웰메이드 리메이크로 재탄생
도경수 첫 영화 멜로 주연물…오랜만의 로맨스 도전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원작의 미덕에 요즘 청춘의 감성을 입혀 새롭게 부활한 레전드 로맨스. 도경수·원진아·신예은의 독보적 열연, 앙상블로 한층 더 진화한 판타지 삼각 로맨스. 레트로와 대중가요, 클래식의 색깔을 조화로이 섞은 뮤직 드라마의 매력까지. 원작 팬들의 반응이 기다려지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 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다. 2007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가 원작이다. 특히 원작은 국내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며 대만 청춘 로맨스 신드롬을 견인한 바 있다.

대만 원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국내에선 지난 2008년 개봉해 한국 영화 팬들에게 대만 청춘 로맨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첫사랑 로맨스의 대표적인 바이블로 꼽힌다. 국내 개봉 당시 15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하며 해외 영화로서 이례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 후 17년이 흘러 한국만의 감성으로 재탄생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하얼빈’을 비롯해 지난해 개봉한 천만 영화 ‘서울의 봄’ 등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한 작품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지난해에도 해외 원작 리메이크 영화인 ‘핸섬가이즈’와 ‘보통의 가족’을 선보였다. 두 작품 모두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며 ‘리메이크 명가’로서도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는 만큼 이번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향한 기대감도 크다.

영화에선 주로 시대극과 드라마, 장르물로 관객을 만났던 도경수는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첫 스크린 로맨스에 도전했다. 드라마로서도 로맨스 장르는 오랜만이다. 대만 원작에서 주걸륜이 연기했던 주인공 캐릭터 ‘유준’을 맡아 순정파 로맨티스트의 사랑을 표현했다. 원진아가 비밀을 지닌 피아노 전공생이자, 대만 원작에서 계륜미가 연기한 여주인공 캐릭터 ‘정아’ 역을 맡았다. 여기에 ‘더 글로리’, ‘정년이’ 등 인기 드라마에서 강렬한 열연을 펼쳐 대세 스타로 거듭난 신예은이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이들과의 삼각 로맨스에 얽히는 또 다른 인물 ‘인희’ 역으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작의 기본적인 스토리의 뼈대와 원작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주요 디테일들 그대로 살려 추억을 자극한다. 다만 극 중 주인공들의 나이와 환경에 변화를 주고 2025년에 걸맞은 현대적 감성을 더해 원작 특유의 순수하고 애절한 로맨스에 조금은 색다른 매력을 입혔다.

원작에선 남녀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리메이크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주인공들이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등장한다.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이 연기한 세 명의 주연 외에 유준의 부친(배성우 분), 정아의 모친(강말금 분) 등 주인공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주변 인물의 캐릭터성과 개성도 빛나 다채로운 서사에 힘을 보탠다.

주요 인물들이 사랑을 말하고 표현하는 방식에도 원작과 차이가 있다. 원작 주인공들의 사랑이 서정적이고 차분해 여운을 줬다면, 도경수와 원진아의 케미스트리로 빚은 유준과 정아의 사랑에는 캠퍼스 커플의 발랄함과 풋풋함, 간질간질함이 느껴진다. 한국의 대학가 축제 풍경, 수업 풍경, 대학생들의 생활과 놀이 문화가 물씬 느껴지는 배경과 연출이 생명력 넘치는 분위기를 더한다. 여느 평범한 20대 초반 커플들처럼 한눈에 반한 두 사람이 썸으로 시작해 ‘음악’을 매개로 교감하고 상대방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어루만지며 짙고 애절한 로맨스를 키워가는 과정도 보다 풍성히 묘사됐다.

정아의 비밀을 둘러싼 미스터리 요소도 강화됐다. 자꾸만 사라지는 정아를 바라보며 유준이 의심을 키워나가고, 중반부에서 후반부 클라이맥스 전까지 정아의 정체를 파헤치는 유준의 고군분투와 혼란이 섬세히 그려져 긴장을 자아낸다. 주인공들의 대사도 원작 개봉 이후 거의 20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보다 솔직하고 발랄한 요즘 청춘의 말투와 방식을 반영해 각색됐다.

독보적 아우라와 매력으로 같은 캐릭터에 또 다른 매력과 에너지를 불어넣은 세 배우의 재해석과 앙상블이 영화의 매력을 살린다. 도경수는 사랑을 처음 시작한 순정파 ‘유준’의 서툰 면모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던지는 간절한 감정선을 무한한 스펙트럼으로 완성했다. 눈빛과 손짓, 피아노를 연주할 때의 미세한 몸의 떨림 등 디테일한 열연이 돋보였다.

원진아는 고전적인 분위기에 발랄한 면과 천진난만한 표정을 더해 대만 첫사랑녀에 등극한 원작 배우 계륜미와는 또 다른 매력의 ‘정아’ 캐릭터를 표현했다.

신예은은 두 사람의 운명적 로맨스에 함께 얽히며 삼각 관계를 형성하는 ‘인희’를 특유의 새콤달콤한 매력으로 사랑스럽게 완성했다.

원작의 명곡 OST인 ‘시크릿’을 새롭게 재현한 ‘말할 수 없는 비밀’ 만의 OST, 피아노 배틀 등 새롭게 재탄생한 원작의 명장면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특히 피아노 배틀 시퀀스는 원작에 사용된 곡들과는 다른 플레이리스트로 차이점을 비교하는 게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8일 개봉. 103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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