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경찰’은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 영화다.
‘귀신경찰’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미의 유작이다. ‘귀신경찰’ 측은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헌정 영상을 상영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현준은 “사실 제가 오늘 정준호와 같이 아침부터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즐겁게 찍으면서 홍보를 하고 다녔다. 홍보 하러 다니면서 준호랑도 웃으며 엄마(김수미) 이야기도 했다”라며 “그러면서 극장에 도착했는데 엄마랑 찍은 포스터를 보는데 순간 너무 먹먹해지더라. 사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개봉 전날 너랑 나랑 프로그램 많이 하자’ ‘홍보 많이 하자’고 하셨는데, 극장에 도착하니 놓여져 있는 포스터 앞에 의자가 하나밖에 없어서 되게 기분이 먹먹했다”고 슬퍼했다.
그는 “지금도 무대에 들어오기 전 김영준 감독님과도 이야기했는데 저희 둘이 이렇게 영화 이야기를 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어머니와 같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야 하는데”라고 먹먹해 하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어머니 바람처럼, 소원하셨던 대로 그런 영화가 나왔고 어머니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구정에 영화가 상영했으면 좋겠다’ 하셨는데 바람처럼 됐다. 또 김영준 감독과 찍은 ‘마지막 선물’이란 영화도 있는데 저에게는 이 작품이 ‘마지막 선물’같은 영화”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현준은 고 김수미와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위기’, ‘귀신경찰’까지 세 차례 작품에서 모자(母子) 관계로 호흡을 맞췄다. 고 김수미와 신현준은 실제로도 모자처럼 각별하고 애틋한 인연을 자랑했다.
|
그는 “‘맨발의 기봉이’로 무대인사 다닐 때도 대부분 영화관엔 관객들이 2인 단위로 와서 앉아계시는데, ‘맨발의 기봉이’는 다섯 명, 일곱 명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다 함께 보러 와주시니까 그게 보기 참 좋으셨었나 보다. 어머니가 이후로도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하셨다. 저에게 숙제 같은 걸 주신 것”이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
그러면서 “그래서 ‘귀신경찰’을 기획하게 됐다. 어머니가 제게 주신 숙제는 첫째 편안히 웃겼으면 좋겠다, 둘째 그 영화 속에서 잠깐이라도 가족애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게 제 숙제였다”고 덧붙였다.
신현준은 “그 숙제를 감당하던 중 어떤 유튜브를 보다가 번개를 맞아 초능력이 생긴 사람을 보게 됐다. 그런 사례가 실제로 있더라. 실제 있었던 일이고 지금도 일어나는 신기한 일 중 하나다”라며 “그래서 이런 초능력 소재를 합해 기획하게 됐다. 제가 평소 ‘하찮은’이란 표현을 좋아하는데 ‘빈틈이 많다’ ‘하찮다’ 능력이 있는데 하찮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 아이디어를 어머니께 이야기했더니 너무 좋다 해서 초고를 쓰게 됐다. 그때부터 저랑 김수미 엄마를 염두에 두고 감독님이 시나리오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
이어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저희 모든 스태프들이 어머니가 출연하신 모든 부분을 하나라도 건드리지 말자 했다. 그래서 그대로 영상을 쓴 것도 있다. 엄마랑 처음 귀신경찰 할 때부터 프랜차이즈 코미디 영화를 생각해서 시작한 영화가 맞다”고 덧붙였다.
신현준과 김영준 감독의 인연과 우정도 두텁다. 김영준 감독은 ‘비천무’부터 네 번째 스크린 연출작인 이번 ‘귀신경찰’까지 모든 영화 작품을 신현준과 함께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절친 사이라고. 연세대 체대 재학 시절 한양대 연극영화과 수업을 도강(도둑청강)하던 신현준이 한양대 영화과에 재학하던 김영준 감독과 수업에서 만난 인연이 수십 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영준 감독은 “스무살 때 처음 만났다. 나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신현준 씨는 체육을 전공해 학교도 달랐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수업을 듣더라. 처음엔 선배인가 했는데 자기 학교 체육 전공을 놔두고 우리 학교에서 영화 수업을 듣더라”며 “그 인연으로 내가 군대가기 전 신현준 씨와 단편 영화 스태프로도 함께 참여한 기억이 있다. 내가 군대에 있던 중 신현준이 ‘장군의 아들’ 캐스팅된 것을 보고 ‘이 친구가 결국 배우의 길로 가는구나’ 알게 됐다. 이후 내가 감독 데뷔할 무렵 신현준이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찾아왔더라. 그때 인연이 다시 닿은 덕에 내 모든 영화에 신현준 배우가 다 출연하게 됐다. 인연같기도 운명 같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
그러면서 “정준호는 액션신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 캐스팅됐다. 현장에 도착했는데 무술팀 열 몇 분이 대기 중이셨고, 그 자리에서 바로 훈련을 거쳐 액션신을 만들었다. 준호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덕에 멋진 액션이 나왔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마움도 표현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다른 한국 영화들을 향한 응원도 전했다. 신현준은 “‘검은 수녀들’ 나오는 송혜교 씨의 팬이다. 열렬한 팬이니 영화가 같이 잘되면 좋겠다. ‘히트맨2’는 우리 영화에 특별출연한 정준호가 돈을 제대로 받고 출연한 작품이라 잘돼야 한다”라며 “‘히트맨2’도 잘 돼 우리 영화사가 그에게 주지 못한 금액을 개런티로 받길 바란다”는 유쾌한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김영준 감독은 “김수미 선생님 유작이란 무게감도 있다”라면서도, “다만 지금까지 영화 네 편 드라마 세 편 찍었는데 그 중 ‘귀신경찰’을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피곤함 없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현장에서도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웃음이 끊이지 않아 너무도 재밌게 찍은 현장이다. 이 작품을 했다는 아쉬움이나 후회는 전혀 없다. 최선을 다해 찍었다”고 전했다.
한편 ‘귀신경찰’은 오는 1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