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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4일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축구선수 박지성’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 나지만 그동안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 드리고 보답할지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더는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릎이 다음 시즌을 버티기에는 어려운 상태다”고 은퇴 이유를 밝힌 박지성은 향후 거취에 대해 “일단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한국 축구, 한국 스포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도록 준비하겠다. 그때까지 공부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지성은 약혼자인 김민지 전 SBS아나운서와 오는 7월 27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박지성의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결혼식은 서울에 있는 W호텔에서 할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발표하겠다.
-은퇴 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단 휴식을 취하면서 뭘 할 수 있을지, 뭘 준비할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국내에 머물지는 않고 유럽에서 생활을 할 것 같다.
-정확하게 은퇴를 결심한 시점은 언제인가.
▲은퇴를 생각하게 된 시점은 올 2월 정도인 것 같다. 무릎 상태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경기를 하고 4일 정도 휴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 됐다.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올해 경기를 계속할 수 었었던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수술을 해서라도 다음 시즌에 경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회복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100% 완쾌된다는 보장이 없어 그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은 선택은 은퇴 뿐이었다. 원소속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와의 관계가 있어 구단주를 만나서 모든 상황을 설명했다. 구단주도 흔쾌히 받아주고 인정했고 은퇴라는 얘기를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은퇴와 관련해 김민지 전 아나운서와 어떤 얘기를 나눴나.
▲김민지 전 아나운서는 지금은 백수 생활을 즐기고 있다. 기자회견 잘하고 오라고,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고, 앞으로 잘해주겠다고 얘기해줬다. 나로인해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행복하게 해주겠다.
-대표팀이 박지성이 없는 월드컵을 치르게 됐는데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이미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있지만 자신감 갖고 자신이 가진 경기력을 다 보여줘야 한다. 부상을 조심하고 컨디션을 잘 조절 하는게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하다.
-혹시 QPR로 돌아가지 않고 PSV 에인트호번에 1년 더 머물게 되면 은퇴를 안 할 수도 있었나.
▲내가 PSV 구단에 요청한 적은 없다, PSV 구단에서도 내게 직접 요청한 것은 없다. 어떤 선택을 할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다. PSV도 내 상황을 이해해줬다. 내가 정상적인 몸 상태였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내가 PSV에 임대 요구를 한 적은 없었다.
-본인이 그리고 있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누누이 밝혀왔다. 지도자 자격증도 없어 지도자를 할 수 없다. 지도자 이외의 일을 할 것이다. 행정가를 꿈꾸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목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한국 스포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뭐를 준비할지 생각할 것이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을 돌리고 싶다면 어느 순간을 즐기고 싶은가.
▲단연 2002년 월드컵이다.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꿈이었다. 막내여서 부담감도 없었다. 다른 생각 없이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자신의 선수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으로 표현하겠는가.
▲개인적으로는 ‘운이 좋았다’라고 할 수 있다. 나름 운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혹시 해설가로 변신할 생각은 없나.
▲해설가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해설가를 하게 되면 선수들을 너무 많이 비판할 것 같다. 비판하기 싫어서 해설가는 못할 것 같다.
-PSV가 코리안 투어를 오게 돼 친선경기를 갖는데 고국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PSV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는 이번이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 이후에도 자선경기를 인도네시아에서 하고 K리그와 함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7월에 열리는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 PSV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었을 때가 너무나 좋았다. 이번에도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잘 준비하겠다.
-‘제2의 박지성’이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을 해야 나처럼 될 수 있다는 말은 없는 것 같다. 기본적인 것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한가, 외부의 유혹을 떨치고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한다면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클럽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은 무엇인가.
▲많은 골을 넣지는 않았다(웃음). 아무래도 소속팀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너무나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다. 2004~2005시즌 PSV도 기억나고 맨유에서 이룬 마지막 우승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일본에서도 마지막 시즌이 기억난다. 팀마다 기억에 남는 시즌이 있다. 이번 시즌은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QPR은 다른 사람이 생각해도 뽑을 만한 경기가 없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때 프로포즈를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했나. 자녀계획은 어떻게 되나.
▲자녀계획은 상의를 안해봤지만 힘닿는대로 열심히 해보겠다. 프로포즈는 크리스마스때 했다고 김민지 씨가 얘기했다. 프로포즈 장소는 이곳(박지성축구센터)이다. 기본적인 꽃다발과 반지, 편지로 했다.
-K리그가 상대적으로 침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K리그가 침체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 대부분이 K리그에서 뛰고 진출했다. K리그가 아시아에서 수준 높은 리그라는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드러났다. 선수의 기량이 유럽파와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경험적인 면에선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유럽파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경험한반면 K리그는 범위가 아시아로 좁혀지는 차이가 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아쉬웠던 순간이나 후회되는 순간은 무엇인가.
▲아쉬웠던 순간은 무릎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다. 그 외에 특별히 아쉬운 순간은 없다.
-이번 월드컵을 대표선수가 아닌 팬 입장으로서 처음으로 보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월드컵을 밖에서 팬으로서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대표선수가 되기 전에도 분명히 팬으로 봤다. 물론 그전에 월드컵을 봤을 때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분위기나 느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을 보는 재미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팀을 더 이해하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
-그동안 10개의 유니폼을 입었다. 단 한 개의 유니폼만 입고 그라운드에 다시 나선다면 어떤 유니폼을 입고 싶은가.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유니폼을 입고 싶다. 하나만 꼽으라면 당연히 국가대표 유니폼일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국가대표였다. 하나 더 고르라면 QPR을 고를 것 같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끝내고 싶은 마음인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무릎 부상을 당한 이유가 무엇인가. 구체적인 경기에서 다친 것인가.
▲경기 중에 일어난 부상은 아니다. 무릎은 일본에 있을 때부터 안좋았다.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일본에서의 마지막 시즌 말미부터 아팠다. 그 이후 무릎수술을 2번이나 받았다. 자연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부모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버지는 선수생활을 더했으면 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어머니는 부상 당하는 것을 너무 싫어하셔서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빨리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부모님이다.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셔서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그렇게 힘든 일을 하지는 않을 거 같아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진 빚을 갚으면서 살아가겠다.
-7월 25일 올스타전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K리그 선수들과 같이 경기하는 것이 정해졌다. 그 외에는 특별히 정해진 게 없다. 프로연맹과 협의 중이다. 그 경기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보여지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본인 스스로 ‘선수 박지성’에게 평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을 주면 좋겠지만 너무나 많은 부족함을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7점 정도 주고 싶다.
-선수 시절 활동량 많은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평가한다면.
▲선수마다 자신이 가진 장점이 있다. 그것을 얼마나 극대화 시키고 팀을 위해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가진 장점은 활동량이었다. 그 능력을 최대한 부각시켜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내가 현란한 테크니션이 아닌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가 가진 나름의 방법으로 축구를 해왔다. 화려한 기술을 가진 선수들을 부러워했지만 내 스타일에 만족한다.
-포지션 등을 고려했을때 포스트 박지성은 누가 될 것 같나.
▲굳이 ‘제2의 박지성’을 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전에는 박지성과 김보경을 꼽았는데 그때는 대표팀에 들어온지 얼마안됐고 선수생활에 막 꽃을 피울 시기였다. 지금은 ‘제1의 손흥민’과 ‘제1의 김보경’이 됐다. 굳이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것이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나.
▲부담이 안됐을수는 없다. 다행히 유럽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강도가 줄었다. 대표팀 경기를 할 때는 부담감을 피부로 느꼈지만 대표선수라면 당연히 가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 중요한 건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다행인 건 국내에서 그런 부담을 계속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K리그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생각은 전혀 없었나.
▲생각을 안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분명히 있다. 지금까지 오면서 진출이 추진된 적도 한 번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산되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K리그에 왔다면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경기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을 것 같다. 다만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해외에서 뛰면서 가장 껄끄러웠던 선수는 누구인가.
▲가장 껄끄러웠던 선수는 특별히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스스로 경기를 망쳤단 경우는 있지만 특별히 힘든 선수는 없었다. 처음 유럽에 갔을 때는 다 나보다 훌륭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했다. 모든 선수가 내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를 힘들게 했던 선수들도 결과적으로 내가 강하게 성장하는데 좋은 약이 됐다.
-혹시 대표팀에서 마지막 경기를 뛸 생각은 없나.
▲지금 대표팀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단계라 안된다. 시간이 지나게 되면 내가 경기장에서 뛸 수 없을 것 같아 힘들 것이다.
-월드컵에 임하는 대표팀에게 구체적인 조언과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해준다면.
▲내가 관여할 질문은 아니다, 대표팀은 이미 8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원정 16강을 했기 때문이 그 이후 목표인 8강이 당연하다. 하지만 월드컵은 너무 힘든 대회라 8강 목표가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는 없다.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경험은 많지 않지만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큰 대회를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다. 그룹예선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첫 경기가 중요하다. 첫 경기를 이기면 상승세를 타서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상대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서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많은 분들에게 ‘믿음이 가는 선수’라는 느낌을 줬다면 내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울 것이다. 그러면 좋은 선수생활을 했구나, 내가 원하는 축구선수 생활을 했구나 생각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