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맨2’는 2020년 1월 코로나19 시기 개봉해 240만 관객을 동원했던 ‘히트맨’의 속편이다. 전작에 이어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가 출연해 반가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뉴페이스로 배우 김성오와 한지은이 합류해 오리지널 멤버들 못지않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히트맨2’는 비주얼과 액션, 유머 삼박자를 갖춘 권상우의 독보적 입지와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전편의 만화적 연출과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호평을 모은 덕에 탄생할 수 있었다. 개봉 당시 코로나19로 위축된 극장의 분위기 때문에 500만 이상의 큰 흥행을 거두진 못했지만, IPTV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상에서 입소문을 모으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2편 역시 1편과 마찬가지로 전직 국정원 암살요원이자 현직 웹툰 작가인 주인공 ‘준’이 그린 웹툰 이야기가 나라를 뒤흔들 큰 소동으로 이어지면서, ‘준’이 숨겨뒀던 암살요원으로서의 실력을 다시 드러내는 스토리 구조를 갖췄다. 다만 1편과 2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준이 그리는 웹툰의 시점이다. 앞서 1편은 준이 술에 취해 암살요원 시절 자신의 과거를 웹툰으로 그려 국정원을 발칵 뒤집었다. 2편은 준이 그리는 웹툰 내용이 현실 세상의 미래가 된다. 자신의 과거로 더 이상 짜낼 이야기가 없어 좌절한 준이 웹툰 ‘암살요원 준’ 시즌2를 준이 아닌 준이 무찔러야 할 빌런들의 시점으로 사건들을 새로 쓰면서 누군가의 모함으로 이를 모방한 테러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다. 웹툰 이야기가 미래가 되면서 준은 순식간에 수배자가 될 위기에 처하고, 이를 1편에서도 활약한 든든한 국정원 동료인 ‘방패연’ 천덕규(정준호 분)와 철(이이경 분), 준의 아내 민아(황우슬혜 분) 등 온 가족이 힘을 합쳐 도우며 위기를 헤쳐나간다.
농익은 케미스트리, 배우들의 노련해진 팀워크와 신뢰를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매력 역시 진해졌다. 서로 물고 뜯기 바쁘지만 한 팀으로 오래 일하며 서로가 닮아가는 천덕규와 철의 앙숙 케미, 더욱 끈끈해진 준과 민아의 부부 케미, 준과 새 인물 피에르 장(김성오 분)의 서사와 대립 등 관계성 맛집을 예고한다. 특히 서로를 닮아가는 덕규와 철이 급기야는 똑같은 여성을 사이에 두고 연적이 되어버리는 웃픈(?) 상황이 새로운 웃음 포인트로 활약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동시에 받게 된 배우 한지은의 열연도 눈길을 끈다. 준과 함께 방패연 멤버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국정원 차장(이순원 분) 캐릭터 역시 곳곳에서 활약하며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다.
권상우의 액션 실력과 노하우도 2편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2편에서는 총, 칼, 폭탄 등 무기는 물론 생각지 못한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커진 스케일이 놓칠 수 있는 섬세한 디테일의 매력까지 챙긴다. 특히 ‘준’이 작가로서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 품속에 간직한 ‘연필’이 위기 상황 속 뜻밖의 ‘킥’이자 임기응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권상우는 물론 주변 사물까지 액션 요소로 촘촘히 활약한다.
피지컬 액션만큼이나 활약도가 큰 구강 액션도 전편보다 더 묵직하고 매콤해졌다. 특히 ‘히트맨2’의 웃음 지분의 상당 비중은 황우슬혜가 견인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편에선 불닭볶음맛 구강액션으로 남편 준을 벌벌 떨게 했던 아내 민아(황우슬혜 분)가 2편에선 구강 액션은 물론 전직 암살요원의 아내로서 다져온 숨은 액션 실력을 뽐내 결정적 순간에 든든한 지원군도 돼준다. 남편 준을 향한 응징의 손날치기와 술병 주짓수 액션, 국정원 사람들의 기까지 눌러버리는 호랑이 카리스마로 쉴틈 없는 웃음과 든든함을 안긴다.
전편에 비해 장르적 재미 역시 다양해졌다. 전편의 주된 테마였던 코믹 액션에 반전과 서스펜스, 동료애, 가족애 등 뭉클한 감동의 미덕까지 풍성히 더해졌다.
한편 ‘히트맨2’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최원섭 감독. 러닝타임 11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