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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용 클럽’ 7번 우드로 선두 달린 세계 6위 오베리

주미희 기자I 2025.01.23 17:12:55

7번 우드는 50세 이상 시니어 골퍼가 쓴다?
191cm·86kg 건장한 체격 가진 오베리도 중용
PGA 투어 파머스 1R서 9언더파 몰아쳐 선두
“골프 있는 그대로도 어려워…최대한 쉬운 클럽 써야”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7번 우드는 같은 로프트 각도를 가진 3번 아이언이나 4번 하이브리드보다 헤드 바닥이 넓고 타격 면적이 커서 다루기 더 편하고 억센 러프에서 탈출하는 데 유용하다. 이 때문에 50세가 넘는 시니어 골퍼나 초보자, 여성들이 애용하는 클럽이었다. 191cm에 86kg로 건장한 체격을 가진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와는 어울리지 않는 클럽이라는 게 중론인데, 오베리가 7번 우드를 사용해 화제다.

루드비그 오베리(사진=AFPBBNews)
미국 골프위크는 23일(한국시간) “텍사스 공과대 학교 팀원들이 오베리를 바비 인형의 남자친구 캐릭터인 ‘켄’이라고 부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과학자의 실험실에서 태어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최적의 신체 조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나이 든 아마추어들이 많이 쓰는 7번 우드를 사용했다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다”고 전했다.

오베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 북코스(파72)에서 치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930만달러)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고 단독 선두를 달렸다.

오베리는 7번 우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7번 우드는 고탄도·저탄도 샷, 컷 샷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칠 수 있어 마음에 든다”며 “작년 이 대회에서 7번 우드를 처음 쓰기 시작했다. 이 코스는 긴 파3, 파4 홀이 있어 7번 우드를 시도하기 좋은 대회가 될 것 같다. 긴 러프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골프의 단순함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재창조하려 하지 않고 단순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골프의 기술적인 부분은 이해하지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골프는 있는 그대로가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7번 우드는 시니어 골퍼, 혹은 초급자들이나 사용하는 클럽’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배제한 발언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클럽이라면 이런 인식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2023년 PGA 투어 올해의 신인상을 받고 현재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는 오베리는 지난해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진 듯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다. 이번 대회가 열리고 있는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을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꼽은 그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다.

오베리는 “물을 내려다보며 평화로움을 느낀다. 밖에 나오면 공기가 너무 맑다”며 “토리 파인스에서 플레이하는 게 좋아 이 대회 기간은 꼭 달력에 동그라미 쳐놓는다”고 말했다.

북코스에서 1라운드를 치른 오베리는 더 어려운 남코스에서 2라운드 경기를 한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은 1, 2라운드를 북코스와 남코스에서 번갈아 플레이한 뒤 컷 통과를 하면 3, 4라운드를 남코스에서 진행한다.

오베리는 “북코스가 더 쉽지만 북코스와 남코스의 경기 방식은 꽤 비슷하다. 아이언 샷이 가장 정확한 선수가 우승할 것 같다. 아이언 정확도에 신경쓰고 계속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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