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6)가 최근 LA다저스와 계약한 옛 팀동료이자 친구인 김혜성(25)을 ‘박지성’에 비유했다.
겉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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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김혜성은 동갑내기 친구이자 키움히어로즈 입단 동기다. 키움은 2016년 신인 지명에서 이정후를 서울지역 1차 지명선수로 뽑은 뒤 곧이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김혜성을 1라운드 7순위로 지명했다.
두 선수는 신인 시절부터 일찌감치 키움의 핵심 선수로 자리했고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결국 1년 터울로 ‘꿈의 무대’ MLB에 진출, 올 시즌 미국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속한 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이 입단하게 된 LA다저스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라이벌이다. 이번 시즌 13차례나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라 더 관심이 쏠린다.
이정후는 “(김)혜성이와는 포스팅을 진행하는 과정 에서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다. 마지막에 구단을 결정할 때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친구로서 좋은 팀에 가게 돼 축하한다고 해줬고, 같은 지구에서 경기를 하게 됐으니까 같이 힘내자는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이 다저스를 선택하는데 있어 이정후의 조언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생활면이라던지 그 팀의 뎁스나 스타일 등 혜성이가 여러 팀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봤다”며 “내가 아는 정보는 다 얘기해줬다. 결정은 혜성이 본인이 한 것이고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팀동료들에게 김혜성을 어떤 선수라고 소개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예상치 못한 대답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옛날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선수 같은 선수라고 설명해주고 싶다”며 “정말 좋은 팀에 갔다는 생각이 들고 혜성이에게도 잘 맞는 것 같다. 실력적으로는 내가 더 얘기를 할 수 없을 만큼 이미 뛰어난 선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혜성이와는 청소년 대표팀부터 시작해 계속 같은 팀에서 뛰면서 너무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다”며 “이렇게 같이 미국에서 뛰게 돼 너무 기쁘고 신기한 마음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혜성과 경쟁에선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다. 이정후는 “혜성이가 어떤 기록을 세우든 상관없고 다 좋은데 그냥 나는 경기에서 이겼으면 좋겠다”며 “우리 팀이 이긴다면 기록은 상관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후는 올 시즌 MLB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하성(29)과 관련해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조언을 한 사실도 털어놓았다.
그는 “구단에서 (김)하성이 형에 대해 몸상태 등 이것저것 물어본 것은 사실이다”며 “그런데 하성이 형을 데려와달라고 말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성이 형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얘기도 구단에 전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날 미국으로 출국한 뒤 애리조나에서 옛 팀 동료 키움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개인훈련을 진행한다. 이어 2월 중순부터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공식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