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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플러는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플레이오프 최종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PGA 투어에서 7승을 거뒀다. 또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이번 대회에서까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셰플러는 2006년 우즈 이후 18년 만에 1년에 9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4억 3000만 원)를 획득한 셰플러는 이번 시즌 공식 상금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우승 보너스를 모두 더해 6323만 달러(약 907억 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올림픽을 제외하고 20개 대회에 출전한 셰플러는 대회당 무려 45억 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현재 남자골프 최고의 선수인 셰플러는 샷은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상대적으로 퍼트가 약점으로 꼽혔다. 특히 짧은 3m 내 퍼트가 PGA 투어 139위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이에 셰플러는 이번 대회에서 새롭게 ‘집게 그립’을 잡아 우승을 따냈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샤프트를 놓고 검지·중지로 그립을 모두 덮었고, 왼손 검지를 샤프트 위에 올려 왼손을 고정했다.
대신 집게 그립은 3m 안쪽의 짧은 거리의 퍼트를 할 때만 잡았다. 4.5~6m 이상 거리의 중장거리 퍼트는 투어 전체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큰 효과로 이어졌다. 셰플러는 이번 대회 그린 위에서 이득 타수 3.8타 이상을 기록하며 출전 선수 중 3위에 올랐다. 셰플러는 “퍼트 전문 코치 필 케년의 조언을 받았다”며 “올해 내내 생각했던 것이다. 시즌이 끝날 때쯤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고, 이번 대회가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엄청난 금액의 상금을 벌어들인 것에 대해선 “기록이나 업적, 우승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기술을 활용하려 노력하고 대회에 출전해 경쟁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며 “상금은 보너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절친한 셰플러의 벽에 막혀 준우승을 기록한 김주형(19언더파 269타)은 “셰플러는 이미 최고인데도 더 나아지려 한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면서 “그렇게 많이 우승했는데도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셰플러에게 트로피를 건넨 호스트 우즈도 중계 방송에서 “흠을 찾아볼 수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PGA 투어 최고의 선수 20명만 초청해 치른 이벤트 대회다.
셰플러는 ”오늘 밤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하겠다. 준비된 모습으로 새 시즌에 돌아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