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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의 종합 격투기(MMA) 전적은 21승 14패가 됐다. 타이세이는 9승(6패)째를 챙겼다.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인 권아솔은 그동안 케이지와 거리를 두고 지냈다. 2019년 5월 18일 만수르 바르나위와의 100만 불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패배한 뒤 경기 간격이 들쭉날쭉했다. 은퇴설에 휩싸일 정도였다. 2022년 12월 18일 나카무라 코지전 이후로는 MMA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1986년생으로 어느덧 40대를 눈앞에 둔 권아솔은 선수보단 격투기 단체 ‘파이터100’을 운영하며 선수 발굴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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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결심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경기 하루 전이었고 준비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체 운영에 열중했기에 운동량은 적은 게 아니라 없었다. 여기에 주로 라이트급에서 활약했던 것과 달리 네 체급 위인 헤비급 경기였다. 단순히 불어난 체중으로만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권아솔 역시 “경기를 뛴다는 게 무섭고 상대는 강한 타이세이”라면서도 “후회 없이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말대로 권아솔은 최선을 다했다. 상대 움직임을 파악하며 던지는 라이트는 좋았던 시절 몸놀림을 떠올리게 했다. 또 타이세이 킥에 맞춰 카운터를 내고 하이킥을 시도하는 등 단순한 마음가짐이 아니란 걸 보여줬다.
선전했으나 한계는 명확했다. 체력이 떨어진 2라운드 타이세이의 어퍼에 흔들린 뒤 파운딩 세례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루 만에 이뤄진 820일 만의 MMA 복귀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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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후배와 팬, 대회를 위해 희생을 감수한 권아솔의 모습에서 모두가 격투기를 향한 그의 진심을 느꼈다. 경기 중 ‘권아솔! 권아솔!’을 외치는 관중들의 응원은 그 방증이었다.
날렵한 몸놀림과 빈틈을 포착해 꽂는 주먹, 거친 트래시 토킹은 사라지고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 후덕해진 몸매, 순수해 보이는 머리 스타일이었으나 오히려 관중들은 열광했다. 그들이 본 건 그저 권아솔의 진심뿐이었다.
경기 후 권아솔은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보고 있을 거 같은데...”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항상 다 감사드린다”며 “많이 못 하고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권아솔은 “아직 끝이 아니기에 경기 뛰게 될 때 다시 나타나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