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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처음 출전한 노무라 하루(일본·한화)가 12억원이 걸린 ‘빅게임’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3억원 ‘잭팟’을 터뜨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무라는 6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파72·663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적어냈다.
노무라는 단독 선두로 출발해 7타를 잃고 공동 선두를 허용한 배선우(21·삼천리)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나섰고, 첫 번째 연장 홀에서 승리했다.
그는 “9번홀에서 아웃오브바운스(OB)가 나는 바람에 뜨끔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내 플레이를 했더니 우승까지 이뤘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일본에서 태어난 노무라는 7살때 한국으로 건너와 초·중·고를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 주니어 시합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출전했다.
노무라는 “원래는 태권도를 했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골프로 전향했다. 외할머니의 권유로 서울 불광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는데 재미 있었고, 여기까지 오게됐다”고 말했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노무라의 한국 이름은 문민경이다. 국적도 한일 양쪽을 모두 유지하다 최근 일본을 선택했다. 주니어 시절에는 국적에 대한 혼란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생각을 바꾸면서 지금은 안정된 상태라고 했다.
노무라는 “나는 지금까지 한국 사람도 일본 사람도 아니었다. 상처받기 싫어서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금은 괜찮다.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냥 한 사람의 골프 선수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화와의 인연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노무라의 가능성을 높이 산 한화 측에서 먼저 연락을 했다.
노무라는 “일본에서 뛰었을 때는 작은 클럽 회사의 지원을 받았다. 정식 스폰서는 한화가 처음이다. 소속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쁘고 내년에도 디펜딩 챔피언으로 꼭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준우승에 그친 배선우를 향해서는 진심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노무라는 “17번홀까지 우승할꺼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배선우가 무너졌다”며 “이틀 동안 같이 경기했는데 장점이 많은 선수다. 우승이 없는게 이상할 정도다.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오늘의 실패는 깨끗하게 잊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노무라는 오는 10일 예정된 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도 자격을 얻어 출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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