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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열린 동래베네스트 골프클럽은 43년 만에 KLPGA 투어가 열려 선수들에게 매우 생소하다. 또 티잉 구역이 페어웨이, 그린보다 높게 위치해 있고 코스 높낮이가 심하다. 그린이 매우 작은 데다가 그린 스피드 3.4m로 까다로운 편이다.
전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현경, 임희정, 황유민, 박보겸 등 우승 후보들도 코스가 까다롭다고 입을 모았지만 김민솔은 “앞서 4번 정도 이 코스에서 연습해 봤다. 코스가 크게 어렵다고 느끼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2번홀(파4)부터 8번홀(파3)까지 7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홀로 질주했다. 10번홀(파4)과 11번홀(파4) 연속 버디를 잡으며 거침없는 경기를 펼쳤다. 17번홀(파4)에서 1.2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낸 게 옥에 티였다.
김민솔은 1라운드를 마친 뒤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마쳤다. 초반부터 버디가 많이 나와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세컨드 샷이 제일 잘 됐다. 의도한대로 샷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7개 홀 연속 버디는 처음”이라며 “처음 라운드를 했을 때 그린이 잘 안 보이는 홀들이 있었고 그린 경사가 어려워서 퍼트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플레이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 여자 골프를 이끌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178cm의 큰 키에 장타를 때려내고 국내외 아마추어 무대에서 크게 활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프로로 전향한 그는 그해 말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83위를 기록, 예상 외로 부진하면서 2부투어(드림투어)로 밀리고 말았다.
이번 대회엔 메인 후원사인 두산건설 초청 선수로 참가했으며,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바로 정규투어에서 뛸 수 있는 투어 카드를 얻는다.
김민솔은 “시드전을 떨어진 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이 고민이었다. 잠시 쉬어 가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제가 갖고 있던 궁금증이 쌓여 있었는데 중요한 시기에 그 궁금증이 커졌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답답한 부분이 많이 해소됐다”고 돌아봤다.
김민솔은 “오늘 경기 후 자신감이 80% 정도 올라왔다. 우승하면 정규투어 시드권을 받는 만큼 우승하고 싶긴 하지만 욕심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훈련에서 준비한 것만 자신 있게 한다면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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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31일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제로 토크 퍼터를 사용했다며 “현재 퍼터의 기운이 좋아서 당분간 바꾸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코스가 장타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제 경기에만 집중하면 충분히 우승 경쟁을 할 것”이라며 “샷 감각도 나쁘지 않다. 남은 3일 동안 과정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 마다솜과 이예원, 장타 퀸 방신실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상금 1위를 기록 중인 신지애는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5개를 범해 2오버파 74타로 공동 63위에 머물렀다. 특히 그는 이날 늑장 플레이로 벌타를 받았다. KLPGA는 “신지애가 8번홀 티샷 때 1분 39초를 써 구두 경고를 받았고, 15번홀 그린에서 퍼트하는 데 1분 55초가 걸려 1벌타 및 벌금 400만 원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신지애는 1라운드를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코스가 까다로웠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활용했다. 또 갤러리가 많아서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부탁드리는 경우들도 나왔다”면서도 “조정이 경기위원장님이 슬로 플레이 근거가 있다고 하셨기 때문에 저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오후에 바람이 불어서 거리 조절과 방향 잡기가 쉽지 않았다. 내일은 오전에 플레이하니 정확하게 샷을 해야 하고, 4월임에도 쌀쌀해서 추위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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