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강렬한 변신…신선한 소재에 녹인 서늘한 현실
예측불가 판세 전개→통쾌한 액션 시퀀스
강하늘, 입체적 타이틀롤…형사 박해준, 강렬한 케미
유해진, 독종 검사로 새 얼굴…안하무인 빌런 류경수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독특한 소재로 녹인 리얼리티에 영화적 재미까지 최대치로 끌어올린 화끈한 범죄 액션물이 온다. 강하늘·유해진·박해준·류경수·채원빈, 올 봄 대한민국 영화판을 제대로 뒤흔들 도파민 폭발 앙상블. 범죄 오락 액션에 서늘한 현실을 입혀 사회의 경종을 울릴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이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실제 범죄 수사 현장에 존재하는 마약 브로커 ‘야당’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 ‘하얼빈’ 등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 작품이며, 강하늘과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등의 강렬한 앙상블로 기대를 모은다. 배우와 연출을 병행 중인 황병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야당’은 마약 범죄 수사 현장에 실제 존재하는 은어로, 수사기관에 감형 등을 대가로 마약 혐의 범죄자들에 관한 중요 정보를 넘기는 브로커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영화는 평범한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다 누군가의 ‘야당질’(마약 브로커 ‘야당’이 마약 수사 현장에서 덜미를 잡히지 않기 위해 덫을 놔 대신 희생할 희생양을 만드는 범죄 수법)로 억울히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살게 된 주인공 ‘이강수’(강하늘 분)의 3년 전 과거와 현재를 다루며 포문을 연다.
3년 전까지 억울히 누명 쓴 마약 잡범에 불과했던 이강수는 3년 후 검찰과 경찰, 주요 마약 조직을 쥐락펴락하는 전국구 브로커 ‘야당’으로 이름을 날린다. 그를 발탁한 게 독종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다.
구관희는 3년 전까지 광주지방검찰청 산하 북부지청에서 마약 잡범들을 심문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으나, 마음 한 구석에 큰 야심과 욕망을 항상 품고 있던 인물이다. 구관희는 자신이 검사로 큰물에서 놀려면 마약을 투약한 범좌자들이 아닌 그것을 유통해 마약 공화국을 만든 본진을 아예 잡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수사를 도와줄 브로커 ‘야당’이 되어줄 후보들을 찾던 중 유일하게 약에 찌들지 않고 두뇌회전도 뛰어난 이강수를 발견한 구관희가 그를 ‘야당’의 세계에 불러들이며 이강수의 삶은 달라진다.
이강수가 마약 공급책들에 대한 정보를 물어오면 구관희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더 스케일이 큰 범죄를 수사한다. 그 과정에서 잡힌 중간 범죄자들에게는 주요 범인들의 정보와 거액의 돈을 대가로 감형을 약속하는 구조다. 구관희는 실적을 쌓아 더 높은 조직에 올라가고, 정보를 대가로 이강수는 거액의 돈을 손에 쥔다. 둘은 검사와 피고인의 관계에서 한팀이 되고, 한팀에서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형사 ‘오상재’, 범죄의 덫에 걸린 여배우 ‘엄수진’의 등장과 함께 삐그덕대기 시작한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헌신적인 가장 양관식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해준이 ‘야당’에서 형사 오상재 역을 맡아 강렬한 긴장을 자아냈다. 오상재는 마약범죄수사대 팀장으로, 마약 범죄 소탕에 목숨을 걸고 한 번 문 범인은 끝까지 추격해 어떻게든 검거하는 인물이다. 마약 범죄자들에게 ‘옥황상제’란 별명으로 불릴 만큼 그쪽 세계에서 악명이 높은 형사다.
오상재는 어느 날 여배우 엄수진(채원빈 분)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검거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마약 범죄판에서 거물들을 대상으로 마약을 거래하는 굵직한 유통책 염사장(유성주 분)의 존재를 알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인다. 오상재는 검거 직전 번번이 선수를 뺏으며 수사 과정을 뒤흔드는 구관희와 이강수의 존재에 패배감과 분노를 느낀다. 무엇보다 엄수진이 연루된 해당 마약 사건엔 유력 대선후보의 아들 ‘조훈’(류경수 분)이 수사판을 뒤흔들 강력한 변수로 발목을 잡는다.
‘야당’은 이강수와 구관희의 서사를 시작으로 오상재와 엄수진, 조훈 등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며 변화하는 관계성을 조명하면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거대한 마약 스캔들을 현실감 넘치게 묘사한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각자의 욕망과 야심, 복잡한 정치적 계산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의 관계, 예측불가 판세 전개, 타격감 가득한 통렬한 액션이 러닝타임 123분을 쫄깃한 긴장과 몰입으로 이끈다.
누가 뒤통수 칠 줄 모를 복잡한 이해관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판도 변화가 손에 땀을 쥐는 장르적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지형지물을 활용해 현실감을 극대화한 강렬한 액션 시퀀스가 시각적 쾌감을 안겨준다.
배우 5인의 강렬한 연기 변신과 역동적 앙상블이 이 영화가 현실감과 영화적 오락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강하늘은 선과 악의 경계를 아슬아슬히 오가며 여러 위험을 마주하는 주인공 ‘이강수’를 맡아 극의 초중반부터 분위기가 완전 뒤바뀌는 후반부 클라이맥스까지 몰입력있게 극을 이끈다. 구관희와 오상재, 조훈, 엄수진 4인 간 변화하는 관계와 판세 변화에 중심엔 이강수가 있다. 강하늘은 억울한 누명을 쓴 잡범에서 전국구 야당을, 강제로 마약 범죄에 노출된 희생자에서 서늘한 복수의 화신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이강수의 처지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그의 역동적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몸을 날려 난이도 높은 액션신들까지 소화했다.
특히 서늘한 침묵에 깊은 야심을 감춘 ‘구관희’란 인물을 통해 강렬한 악역을 완성한 유해진의 변신이 이 영화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타이틀롤 이강수의 존재감은 그와 복잡한 관계성을 지닌 구관희로 분한 유해진의 절제된 듯 노련한 열연 덕에 더욱 빛을 발했다. 야심찬 독종 검사에서 강렬한 힘을 갖춘 부패 검사까지 현실 어딘가에 실제 존재할지도 모를 섬뜩한 공권력 빌런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헌신적인 가장 양관식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해준은 ‘야당’에서 마약 범죄 소탕에 목숨을 걸고 한 번 문 범인은 끝까지 추격해 검거하려는 형사 ‘오상재’ 역을 맡아 강하늘, 유해진과 긴장과 대립을 겪는다. 타협없는 무대뽀 정신과 정의로운 인간미로 오상재의 매력과 비중을 살려낸 박해준의 연기가 강하늘, 유해진의 변화하는 관계성에 맛깔나는 조미료로 활약한다.
악동같은 모습으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안하무인 빌런 ‘조훈’으로 색다른 빌런을 그리며 분노를 자아낸 류경수의 열연과 극의 방향을 뒤바꿀 열쇠로 존재감 넘치는 열연을 펼친 엄수진 역 채원빈의 호연이 든든히 뒷받침했다.
‘야당’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2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