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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스포츠문화연구소는 9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웰빙센터 지하 1층에서 열린 제8회 스포츠문화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주제로 열렸다. 전 소속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 등으로부터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건을 통해 다시 불거진 스포츠 인권 문제를 다뤘다.
발제자로 나선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이번 비극의 근원에는 체육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현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동호 소장은 “지금 체육계는 주인 없는 곳간이나 다름없다”며 “책임지고 개혁을 이끄는 인물은 없고 차려진 밥상에서 젓가락질하는 이들만 있을 뿐이니 개혁이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현 체육계는 허수아비들을 무대 위에 올려놓고 조정하는 수준이다. 권력층이 자기 이권, 자기 사람을 챙기는 수단으로 체육계를 이용하고 있다”며 “대한체육회장, 국민체육공단 이사장, 문체부 제2차관 모두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최동호 소장은 “2018년 조재범 사건으로 인해 스포츠 미투가 터졌을 때 대한체육회는 사태 수습 능력이 없었다”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IOC위원에 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누가 추천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문체부 제2차관 선임을 발표했을 때 정부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현장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행정경험은 체육산업개발 이사장 2년이 전부였다”며 “누가 차관을 추천했고 밀어줬겠는가. 나는 그 사람을 알고 싶다”고 재차 질문을 던졌다.
최동호 소장은 “개혁은 기득권과의 싸움이다. 그런데 자기 밥그릇 지키는데 급급하니 누가 책임지고 체육계 개혁을 완수하겠는가”라며 “체육계를 누군가 책임지고 이끌어갈 사람과 진용을 제대로 짜는 것부터가 출발점이다. 시스템은 다 나왔고 원리, 원칙은 다 똑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8월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해도 겨우 인원 25명에 수사권이나 조사권도 없는데다 문체부로부터 100% 예산지원을 받는 조직이 얼마나 독립성을 갖겠는가”라며 “차라리 국가인권위원회가 윤리센터 기능을 하는 것이 그나마 독립성을 보존하는 최선이다”고 주장했다.
최동호 소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체육계 폭력적 환경과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의 속뜻은 체육계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며 “정권이 꽂아놓은 대한체육회장 등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제 시스템과 제도를 얘기하는 것은 지겹다”며 “대한체육회장 한 명 바뀌면 많은 것이 달라지고, 인권센터가 문체부가 아닌 인권위에 있으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