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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엔 전날부터 내린 비가 계속 뿌렸다. 이날부터 시작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은 첫날부터 경기가 지연됐다. 오전 6시 50분 시작될 예정이던 대회는 4시간 30분 늦은 11시 20분까지 8차례 연기됐다.
긴 시간을 대기하는 동안 가장 중요한 건 컨디션 유지다.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을 노리는 선수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김형태(41)는 연신 골프채를 들고 스윙을 체크했다. 올해부터 새로운 트레이너를 고용해 체력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는 김형태는 “몸은 좋아졌는데 공이 똑바로 가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며 골프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
황인춘(44)과 이기상(32), 박경남(34)은 시간이 날때마다 퍼터를 들고 연습그린으로 향해 한 번이라도 더 공을 굴렸다. 비가 내리다 그치면 그 즉시 연습그린으로 나가 퍼트를 하면서 감각을 익혔다. 물기를 머금은 코스는 상태가 금새 바뀐다. 특히 그린의 스피드는 뚝뚝 떨어진다. 이날 예고된 그린스피드는 스팀프미터 기준 3.2m였다. 그러나 폭우가 쏟아지면서 2.9m로 낮아졌다. 오후 들어 잔디가 길어지면 더 느려진다.
철저한 준비 덕분인지 성적이 좋았다. 이기상은 이날 6언더파를 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내 그린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박경남도 2언더파 70타로 경기를 끝내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오락가락할수록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다. 전가람(23)은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비가 내리면 공이나 클럽을 닦을 일이 많아지는 등 코스에서 분주해지기 마련이다”며 “그럴수록 집중력을 더 요구하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