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상 "8번 연기 되는 동안 머릿속으로 상상 플레이"

주영로 기자I 2018.05.17 23:49:01

SK텔레콤오픈 첫날 기상악화로 4시간 넘게 지연
이기상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내며 선두 나서
류현우, 박상현, 김봉섭 등 굳은 날씨에도 언더파

이기상이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 1라운드 4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4시간 넘게 대기하는 동안 머릿속으로 어떻게 플레이할지 그리면서 기다렸다.”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은 폭우와 낙뢰, 안개가 이어지면서 무려 8번이나 경기가 순연됐다. 오전 6시 50분 첫 조가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4시간 30분 뒤인 11시 20분이 돼서야 겨우 경기가 시작됐다. 그 사이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에서 대기하며 경기가 재개되기를 기다렸다. 이기상(32)은 뒤늦게 시작된 경기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고 1라운드를 마쳤다. 긴 시간 동안 대기하면서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린 효과였다.

가장 먼저 경기를 끝내고 돌아온 이기상은 “첫 조로 경기가 예정돼 있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했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출발 시간이 늦어졌는데 기다리는 동안 18홀을 어떻게 플레이할지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경기 상황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본 이기상은 실전에서도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이기상은 “드라이브샷이 한 번도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좋았고 마지막까지 큰 위기가 없어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스렸다.

이기상은 2014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투어 통산 2승을 거둔 뒤 부진의 시간을 보냈다. 당시 우승 시상식에서 예비신부에게 청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기상은 그 뒤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2014년 성적도 좋았고 결혼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며 “하지만 2015년 일본투어와 국내 투어를 병행하면서 탈이 났고 심리적으로도 복잡해져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데 가족의 응원은 가장 큰 힘이 됐다. 이기상은 “2014년 우승 이후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며 “두 아들을 키우느라 고생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번에 우승하면 아내에게 휴가를 보내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빨리 들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이기상은 모두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했다.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한 이기상은 “아직 우승이 목표라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찬스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며 “2승을 모두 매치플레이에서 거뒀는데 스트로크 플레이 우승도 욕심이 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1라운드 경기는 오후 4시 30분 안개로 다시 중단됐다가 오후 6시 10분 최종 연기가 결정됐다. 참가선수 150명 중 78명만 1라운드 경기를 시작했고, 잔여 경기는 18일 오전 6시 50분부터 재개된다. 이기상이 단독선두에 올랐고, 15개 홀까지 경기를 마친 류현우는 5언더파를 쳐 김민수, 김기환과 공동 2위에 자리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박상현은 4홀을 남기고 4언더파, 17개 홀을 마친 장타자 김봉섭은 3언더파를 쳤다.

류현우.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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