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25점을 책임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1(25-22 29-31 25-19 25-23)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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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V리그 남자부 19번의 챔프전 가운데 1, 2차전을 이긴 팀이 10번 모두 우승했다. 반면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은 0%의 가능성을 안고 오는 5일 홈인 인천에서 3차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실로 들어온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한 번 크게 쉰 뒤 “이겨서 기쁘지만 2세트 때 보여준 모습이 걱정된다”며 “잡념이 많아지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이 깨달았을 것이다. 2세트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길 바란다”고 냉정하게 경기를 되돌아봤다.
아울러 “우리는 상대 공격수 카일 러셀의 공격을 더 잘 막아야 한다”며 “그래도 오늘은 허수봉이 리시브를 잘 버텨줬고 덩신펑(등록명 신펑)도 블로킹과 리시브에서 제 역할을 해줬다. 특히 리오는 오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역대 V리그 남자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100%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블랑 감독은 그런 통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그 숫자가 맞길 바라지만 숫자는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이다”며 “모든 통계에는 변수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대한항공은 자기 안방에서 3연패로 우승을 내주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다”며 “3차전은 더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 통계나 수치를 떠나 오로지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랑 감독은 “이제 인천으로 이동하는데 오늘 2세트에 나온 것 같은 불안한 모습을 지워야 한다.”라며 “침착하게 플레이하도록 할 것이며 특히 러셀의 공격을 잘 차단하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접전 끝에 패한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애써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1차전과 비슷했다. 승부는 타이트했지만 서브도 안 되고 공격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며 “서브를 더 잘 때렸으면 상대 리시브가 흔들렸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천에서 2연승하고 다시 천안에 돌아오겠다”며 “현대캐피탈 팬들의 야유를 다시 듣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틸라카이넨 감독은 역대 남자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먼저 내준 팀이 한 번도 우승을 한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듣자 오히려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 시즌 우리는 통합우승 4연패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면서 “올해도 우리는 새 역사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