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분에 작가는 정부가 대놓고 찍은 ‘요주의 인물’이 됐고, 결국 작품활동을 중단한 채 싱가포르로 이주해 10여 년을 살기에 이른다. 작가가 그림으로 회귀해 붓을 다시 잡았다고 알린 건 1981년 회화전에서다.
그 전시를 신호탄으로 이후는 ‘떠나는 삶’이었다. 누구의 발도 닿지 않은 세계 곳곳을 떠돌며 붓을 들이댔는데. 중남미,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태평양 등에서 접한 자연 그대로의 자연, 원시적인 삶은 그대로 작가의 화면으로 옮겨졌다.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안’(1994)은 그즈음의 한 점. 카누에 올라탄 구릿빛 원시부족의 에너지를 푸른 파도의 역동성에 심어 강렬하게 그어냈다.
1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동호로 페이토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춤을 그리다’(Dance, Painting)에서 볼 수 있다. 오지 수십 개국을 여행하면서 만난 현지인, 그 가운데 특히 그들의 춤과 독특한 움직임을 들여다본 작품을 골라 꾸렸다. 캔버스에 오일. 73×60㎝. 페이토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