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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 어디 갔나…매수 77% 쪼그라든 충격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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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5.12.16 15:13:11

원·달러 환율 1480원 육박
美금리 내렸지만 원화 유독 약세
환손실 리스크 누적에 AI 버불론로 부담
구조적 순매수세 이어질 것 전망도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달 들어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시들한 모습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에 육박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6~12일)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전주 10억788만달러 대비 77% 감소한 2억2827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매수 규모가 크게 축소하는 원인 중 하나로 원·달러 환율에 대한 고점 인식이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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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47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7원으로 마감해 148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금융 시장 우려와 달리 매파적 금리 인하보다는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달러화 약세 압력이 확대됐다”면서도 “원화의 약세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으며 유독 약세가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달러인덱스가 100포인트 아래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과거 같으면 1200원대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게 시장 평가다. 최근 원화 약세의 근본원인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 펀더멘털 외에도 서학개미 해외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지연 등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꼽는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매수 물량이 매도 물량을 압도하는 구조적인 현상 때문에 미국 금리 결정과 무관하게 최근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이 고점을 유지하면서 누적되고 있는 환손실 리스크다. 가령 환율이 1500원에서 1400원으로 하락하면 약 6.7%의 환손실이 발생한다. 서학개미의 올해 누적 투자액 320억달러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3조원 규모의 환손실이 예상되는 셈이다. 여기에 AI 주식 조정이 겹치면 ‘이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테슬라, 엔비디아, SOXL(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이 큰 종목에 집중된 점도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하지만 이번 급감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구조적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올해 서학개미의 누적 순매수액은 15일 기준 320억달러(약 47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한 달만 68억5000만달러(약 10조원)를 순매수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11월에도 59억달러 이상 순매수하며 강한 매수세를 이어왔다.

절반이 지난 이달 들어선 15억달러 수준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모양새이지만, ‘환율이 오르면 매수가 줄어든다’는 통념과 반대로 서학개미는 환율이 저점이었던 6월엔 오히려 순매도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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