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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단체협약 44조다. 해당 조항에는 정년퇴직 등으로 결원이 발생할 경우 필요 인원을 정규직으로 충원하도록 명시돼 있다. 노조는 최근 회사가 정년퇴직자 감소분을 정규직 신규 채용보다 촉탁직과 기간제 인력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 계약직 인력은 최근 수년간 빠르게 증가한 반면 정규직 비중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7만2598명으로 전년보다 2539명 감소했다. 현대차 직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계약직 직원 수는 2019년 3564명에서 2024년 1만명 수준까지 증가했고, 정규직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고용 구조가 비정규직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최근 확대되는 인공지능(AI)·로봇 자동화 흐름이 고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등 해외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공장 역시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생산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노조는 “로봇보다 사람 중심 채용 확대가 우선”이라며 AI·자동화 도입 시 노사 협의 절차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기존 방식의 대규모 정규직 충원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교섭 과정에서 “미래산업 변화와 공장 재편을 고려해 기존 조합원 고용을 우선 논의해야 하며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동차 관세 강화와 중동 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변수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단협에서 신규 인원 충원 문제가 단순 채용 규모를 넘어 현대차의 미래 생산 구조와 고용 체계 전환을 둘러싼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고 생산 공정이 단순해 필요한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 현대차가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정규직 확대 요구와 회사의 생산 효율화 전략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신규 인원 충원과 함께 정년연장 문제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회사는 “정년연장은 법제화 이후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성과급과 기본급 인상 요구에 더해 고용 구조 문제까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올해도 현대차 임단협은 초반부터 노사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노사가 협의로 끝났는데 특별성과급 등 문제가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로도 번질 수 있단 우려가 크다”면서 “작년 영업이익의 30%를 영업이익으로 요구하고, 신규 채용 문제까지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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