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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혼란에도 꿋꿋한 트럼프 "반도체 관세도 곧 부과"

정다슬 기자I 2025.04.04 14:46:24

상호관세 발표 다음날 예고
주식시장 폭락에도 "예상됐던 것"
美언론 "반도체 관세시, 美AI 투자 타격"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하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매우 조만간(very soon) 시작될 것”이라며 추가 관세 발표를 예고했다. 전날 관세 발표로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미국 정·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에 이어 2위 품목인 반도체 역시 미국 관세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발등의 불이 떨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는 대통령전용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약품과 관련된 관세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도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특히 이번 발표는 전날 상호관세와 기본관세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나온 상황에서 나온 만큼, 관세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반도체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D.A 데이비드슨의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장비가 상당히 더 비싸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데이터센터 구축에 더욱 균형잡히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아마존도 어느 정도 그렇다”고 말했다.

자동차만큼이나 반도체 역시 다양한 공급망이 얽혀 있는 제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심지어 미국산 반도체조차 아시아 공급망을 거쳐간다”며 반도체 관세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측정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의 주가는 7~10% 하락했고 미국에 상장된 TSMC는 7.6%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부문 지수는 9.88%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의 폭락은 “예상된 것”이었다며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서 기쁘고 경제적 혼란은 가라앉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는 우리에게 협상할 수 있는 큰 힘을 준다”며 “모든 나라가 우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누군가가 우리가 정말 대단한 것을 줄 것이라고 얘기했다면 정말 좋은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틱톡 사례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에 대해서 중국이 ‘우리는 이 거래를 승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미국)은 관세에 대해 뭔가 해줄 수 있겠나’라고 말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관세는 우리에게 협상에서 막강한 힘을 준다. 늘 그래왔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중국이 그렇게 할 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장이 붐(Boom)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장은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겠지만,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개선시킨다면 결과적으로 미국 주식시장도 우상향할 것이란 주장으로 보인다.

그는 에너지 가격과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관세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일부 국가의 증산 결정으로 7% 가까이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안전자산인 국채 수익률 역시 급격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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