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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은 재즈음악처럼…각 잡힌 '즉흥성' [e갤러리]

오현주 기자I 2025.02.12 18:56:11

△이상인 ''출근''(2025)
이상적 대상 현실로 끌어내는 작업
어디서 봄 직한 인물·공간·기계장치
작가일상 흔적인 옷·수염·모자 입혀
기하학적 묘사로 툭 불거진 입체성
"재즈음악의 즉흥성에서 받은 영향"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자전거를 끌고 가던 한 남자가 잠시 시선을 나눠준다. 앙증맞은 백팩을 메고 나서는 남자의 모습에선 이상한 점이 없다. 하지만 뜯어보면 말이다. 희한한 게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 남자가 과연 사람인가 싶은 거다. 양쪽 귀에 뻗친 나무태엽이 보이니까.

김상인 ‘출근’(2025·사진=갤러리조은)
실제로 작가 김상인(45)은 표현하고자 하는 이상적 대상을 현실로 끌어내는 작업을 한다. 어디선가 봄 직한 인물이나 공간이 등장하기도 하고 단순치 않은 기계장치가 동원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온전한 모사는 아니다. 그 인물·공간·기계장치에 본 적 없는 색과 옷을 입혀내니까. 가령 지인의 가게나 집, 카페를 배경으로 삼아 작가가 일상에서 접한 인물에 작가만의 흔적이 깃든 옷·수염·모자 같은 소품을 입힌다는 거다. 각 잡힌 기하학적 묘사 덕에 평면 속 대상이 툭툭 불거지는 입체성을 띠는 건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할까.

이 과정을 두고 작가는 “재즈음악의 즉흥성에서 받은 영향”이라고 했다. “즉흥성은 불완전함과 불안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하지만 혹여 그 우연성에 너무 기대다간 방향을 잃을 수 있어 일상과 경험을 중심으로 삼는다는 거다. ‘출근’(2025)은 그렇게 무장한 채 일터로 향하는 작가의 모습이라고 할까.

2월 15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서 윤상윤과 여는 2인전 ‘즉흥, 환상도’(Impromptu Fantasies)에서 볼 수 있다. 경계를 넘나들며 다차원적인 세계관을 탐구하는 두 작가의 독특한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캔버스에 오일. 116.5×80.5㎝. 갤러리조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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