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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엔비디아에 HBM4 공급…업계 최대 'AI 팩토리'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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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5.10.31 15:05:21

[경주 APEC]
"HBM4 공급 긴밀히 협의"…내년 판 뒤집기 복안
삼성·엔비디아, 업계 최대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
이재용 "선구자 엔비디아와 변화 이끌어 기쁘다"

[경주=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류가 될 6세대 HBM4 제품을 ‘큰 손’ 엔비디아에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한때 HBM 사업에서 실기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판 뒤집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두 회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또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업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메모리, 파운드리 등 제조 인프라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저장장치(GPU) 기반 AI 기술을 접목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판단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HBM4서 판 뒤집기 복안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31일 경북 경주 열리고 있는 APEC CEO 서밋 현장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 협력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치맥 회동’을 한 뒤 이날 경주에서도 만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지포스(GeForce) 한국 25주년 기념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삼성전자의 6세대 HBM4 공급이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 HBM 사업에서 난항을 겪어 왔다. 그런데 최근 HBM3E 납품을 공식화하더니, 이날 HBM4 공급 소식까지 알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 공급을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처지며 메모리 황제 지위까지 빼앗길 처지에 몰렸는데, 내년 시장 주류가 될 HBM4를 통해 판 뒤집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삼성 HBM4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 기반에 4나노 로직 공정을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고객사 요구 수준을 상회하는 11Gbps 이상 성능을 구현했다. 최근 GPU 성능 경쟁이 심화하면서 주요 고객사들은 더 높은 성능의 HBM4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높은 수준의 HBM4를 통해 AI 모델 학습과 추론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가 파운드리 협력을 시사한 점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는 HBM과 함께 반도체 사업의 가장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분기당 2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엔비디아 수주를 받는다면 그만큼 반등할 가능성이 커진다.

엔비디아는 일본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에 탑재하는 칩의 생산을 삼성전자에 위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8나노 공정에서 양산하고 있다.

업계 최대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

두 회사가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 역시 주목할 만하다. AI 팩토리는 설계, 공정, 운영, 장비, 품질관리 등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아우르는 모든 과정에 AI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 분석·예측·제어하는 ‘생각하는’ 제조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갖춘 기업이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GPU 기반 AI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5만개 이상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디지털트윈 제조 환경 구현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를 통해 반도체 개발·양산 주기를 단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더 나아가 국가 반도체 제조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가 제조 산업이 AI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장비·소재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대한 D램 공급을 시작으로 25년 넘게 파트너십을 이어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이같은 기술 협력이 맺은 결실”이라고 했다.

이재용 회장은 “엔비디아는 새로운 AI 시대의 선구자”라며 “그래픽카드용 D램부터 새로운 AI 팩토리까지, 우리는 새로운 미래 표준을 만드는 이같은 변화를 이끄는데 있어 엔비디아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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