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대표단은 이날 런던 버킹엄궁 인근의 19세기 맨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6시간 이상 협상을 진행한 뒤 오후 8시경 1일 차 회의를 마쳤으며, 10일 오전 10시에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단장으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중국 측은 허리펑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었다. 특히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번 회담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기술 수출 통제가 이번 협상의 핵심 의제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완화한다는 보장을 확실하게 할 경우, 일부 기술 수출 규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투기, 원자로 연료봉 등 에너지와 국방, 첨단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중국이 차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주 사이 부과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엔진 부품, 화학물질, 핵물질 등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일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런던 회담에서 상호 신뢰가 확인되면 미국은 일부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은 대량의 희토류를 방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훈련용 반도체인 ‘H2O 칩’과 같은 최첨단 부품은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셋 위원장은 “매우 고급 엔비디아 칩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른 반도체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에 반도체 주가들이 대체로 올랐다. 퀄컴은 반도체 회사 알파웨이브를 2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4.13% 상승했다. AMD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주가는 각각 4.77%, 3.53% 올랐다. 엔비디아는 0.64% 상승에 그쳤다.
애플은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개최했지만, 1.21% 하락마감했다. WWDC 개최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AI 기술을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하고, 아이폰과 맥 등 주요 제품의 운영체제를 전면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음성비서 ‘시리(Siri)’의 인공지능(AI) 성능 강화 작업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수석 부사장은 “고품질 소프트웨어를 위한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며 시리 개선 등 일부 기능의 정교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번 WWDC에 대해 “전반적으로 큰 흥미가 없었다(yawner)”고 혹평했다. 그는 “애플이 지난해 실수를 의식해 보수적인 전략을 택했지만, 올해는 AI 전략에서 수익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해”라며 “필요할 경우 팀 쿡 CEO와 경영진이 대형 AI 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애플이 이 전략을 성공시킬 역량이 있다고 믿지만, 그 기회는 제한적이며 투자자들은 향후 1년간 이 점에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