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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해 보니 우리 럭비 국가대표팀이 ‘아시아 럭비 에미리트 챔피언십’ 경기를 위해 스리랑카를 방문한 것이었다. 우리 대표팀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에는 스리랑카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체육부 장관은 물론 국방부 차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스리랑카 주요 인사들과 후원사가 총출동했고 럭비 종주국인 뉴질랜드 대사까지 스리랑카 응원에 가세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우리 선수들이 기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으려나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며 응원을 이어가던 중 후반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38대 34로 역전승했다. 지는 것과 이기는 것 중 어떤 것이 스포츠 공공외교에 더 기여할지 잠시 고민은 됐지만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친 것에 함께 즐거워하고 서로 축하했다. 전역에 생중계된 럭비경기가 몇 주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자하니 우리 럭비팀이 더 자주 스리랑카를 방문해 친선경기를 하며 스리랑카 스포츠팬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스포츠 외교를 확대해 가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스리랑카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확대되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K팝 월드 페스티벌, 대사배 태권도 대회와 현지 대학교 한국어학과의 한국의 밤 행사에 이어 올해는 영화 상영, 호텔 뷔페 한식행사를 기획했다. 또한 처음으로 수도인 콜롬보를 벗어나 캔디에서 복합문화행사를 개최했다. 현지 KFC 메뉴에 ‘마시따’버거와 ‘대박’치킨이 오르고 현지 과자에 ‘한국식’이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린다. 이렇듯 K푸드는 이미 현지화했다.
스리랑카는 2022년 반정부시위 ‘아라갈라야’와 국가부도의 고된 터널을 거쳐 2024년 9월 대선에서 소수야당이었던 진보 성향의 인민해방전선(JVP)-국가인민동맹(NPP) 연합정당 대표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이어 11월 총선에서도 압승해 5년간의 안정적인 정치경제 개혁의 기반을 이뤘다. 신정부는 ‘클린 스리랑카’의 기치 아래 엘리트 정치, 포퓰리즘 정부 시절의 방만한 재정지출과 부패를 척결하고 이번 17번째의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재조정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동맹외교의 전통을 이어받아 인도양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인도-중국, 인도-파키스탄, 미국-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과 대립 속에서 지혜롭게 균형 외교를 펼치며 ‘모든 나라의 친구’로서 해양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고자 한다. 특유의 여유와 강한 회복력을 지닌 ‘섬나라 사람들’과 함께 인도양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는 한국의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