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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 '디벨로퍼'로 접근해야…공간혁신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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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5.07.28 07:15:00

[인터뷰]김대수 HDC아이파크몰 대표
4년 연속 성장세, ‘경영 2기’ 맞아 공간혁신 실험
HDC현산과 ‘디벨로퍼’로 서울원 프로젝트 참여
과거 방식 안돼, 전체 부가가치 높일 수단 찾아야
내달 ‘도파민 스테이션’ 오픈, 공간혁신 결과물
단순 상품군 구성 아닌, ‘기분 좋아지는 MD’ 실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디벨로퍼’(개발자)의 관점으로 봐야 합니다. 기존의 리테일(소매업)로 승부를 낼 수 없는 곳에 디벨로퍼로선 충분히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어요. 매장 공간의 혁신도 더 과감히 시도할 수 있습니다.
김대수 HDC아이파크몰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사진=HDC아이파크몰)
“부가가치 높이려면 디벨로퍼 관점으로 봐라”

27일 아이파크몰 용산점에서 만난 김대수 HDC아이파크몰 대표는 “옛날 백화점 방식으로는 매번 천편일률식의 매장 구성밖에 할 수 밖에 없겠지만, 디벨로퍼로서 들어가게 되면 접근 방식과 개발 철학 자체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HDC아이파크몰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그룹의 유통 계열사다. 지난해 기준 매출 1503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8%, 3% 증가했다. 신세계·롯데·현대 등 국내 백화점 ‘빅3’ 업체들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HDC아이파크몰은 4년 연속 실적을 키워가며 주목을 받고 있다.

거래액을 합산한 총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HDC아이파크몰 용산점의 경우 2022년 4200억원, 2023년 5000억원, 지난해 5420억원 등 최근 3년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과감한 매장과 상품기획(MD) 구성이 HDC아이파크몰의 강점이다.

김 대표는 과거 31년간 롯데백화점에서 근무했던 ‘유통 전문가’로, 2022년부터 HDC아이파크몰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이달 1일부로 ‘경영 2기’를 맞은 김 대표의 앞에는 다양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2028년 서울 노원구에 조성해야 할 3호점(1호점 용산점, 2호점 고척점)이다. 모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서울 월계동 광운대역 인근15만㎡에 주거공간부터 호텔, 쇼핑몰, 오피스 등을 복합개발하는 ‘서울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서울원 프로젝트와 같은 방식이 향후 국내 유통업계가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거시설 외에도 쇼핑몰 등 상업시설을 매력있게 만들어 제공하면 전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며 “매력적인 유통 브랜드 유입 자체가 부동산 가치(분양가 등)를 높이고,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수익 압박을 덜어주면서 다양하고 혁신적인 공간 혁신을 시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달 말 HDC현대산업개발 계열사 경영진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다. 디벨로퍼 관점에서 일본내 선진 프로젝트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그는 “과거였다면 현지 유통채널에 어떤 유명 브랜드가 들어왔는지 등을 봤겠지만, 이제는 유통채널을 포함한 개발 프로젝트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 간다”며 “리테일로서는 사업의 승부를 낼 수 없는 곳이라도 디벨로퍼로선 충분히 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공간혁신 실험작 ‘도파민 스테이션’ 내달 출격

이 같은 디벨로퍼 관점에서의 유통사업은 세부적인 공간이나 콘텐츠 구성의 변화와도 연계된다. 수익 압박에서 일부 벗어날 수 있는만큼, 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과감하게 구사할 수 있어서다. 당장 HDC아이파크몰은 다음달 초 용산점에서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도파민 스테이션’(현재는 30%만 오픈)이라는 이름의 공간 혁신이다.

김 대표는 “기존 백화점들의 상품군을 나누는 공간의 공식을 탈피하고 싶었다”며 “1개층에 1개 카테고리를 몰아넣는 식의 공식 대신, ‘기분이 좋아지는 MD’를 콘셉트로 바이어가 카테고리 상관없이 큐레이팅(제안)해 배치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도파민 스테이션은 불교 굿즈, 요가, 드라마, 독서, 뜨개질, 커스텀 키보드, 해리포터(영화), 빈티지 패션, 게임 등 기존 백화점 상품본부 조직도로 나눠지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를 1개층에 선보인다. 기존 백화점에서 다루기 어려운, 생소하지만 최근 MZ고객들의 수요가 있는 콘텐츠를 모아 놓은 것이다.

고정적인 계약기간도 탈피한다. 대부분의 유통사는 MD 교체의 용이함을 위해 계약기간을 통일해 운영하지만 도파민 스테이션은 유연하다. 김 대표는 “일주일 단위의 팝업부터 3개월, 6개월, 1년 등 매장별로 운영기간을 상이하게 했다”며 “트렌드에 맞춰 민감하게, 때론 유연하게 공간 변화를 주게끔 하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공간 혁신과 함께 이를 담당할 인력 체제도 바꿨다. 최근 아이파크몰 용산점에서 진행된 팝업 전용공간(더 팝업)만 해도 모두 다른 바이어가 리더가 돼 이끈 프로젝트다. 그는 “프로젝트별 각 리더가 콘텐츠 발굴부터 기획, 계약, 운영 등 프로젝트 전 과정에 관여하게 한다”며 “팀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의견을 공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는 곧 경쟁력 있는 오프라인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DC아이파크몰이 용산점에 다음달 초 오픈할 ‘도파민 스테이션’. 현재는 일부만 개방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HDC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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