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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초미세 공정에서 수율 문제로 외부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며 고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분기마다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며 매번 실적에 직격탄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 바닥을 찍을 예정인데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합산으로 2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대만 TSMC와 벌어지는 점유율도 과제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7.7%로, 중국 SMIC(6.0%)와 단 1.7%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1위 TSMC와는 67.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TSMC에 대한 추격은 둘째치고 중국 기업들의 기술 굴기를 따돌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에도 청신호가 울린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의 경우 수율이 안정적으로 올라서야 고객사의 신뢰를 얻어 대형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닌텐도의 ‘스위치2’에 탑재되는 칩 생산에 이어 글로벌 대형 고객사를 잡을 만큼 내실 다지기를 통해 공정 개선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초미세공정인 2나노 공정을 활용한 반도체 양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3나노가 가장 앞선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수율 등에 집중하며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다. 수율 60%를 달성한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양산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