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깜짝 무역합의' 타결…日상호관세 25%→15%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일본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이 미국 내 5500억달러를 투자하고, 15% 상호 관세를 적용하는 데 동의했다”며 “자동차, 트럭, 쌀, 일부 농산물 등 다양한 분야의 교역 문호를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협정으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일본과 알래스카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개발하는 합작투자(JV)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미국에 매우 흥미로운 시기이며, 특히 일본과 항상 훌륭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에 더욱 그렇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훌륭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과거의 합의들과는 매우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일본은 자동차산업을 일본의 핵심 이익이라고 보고 자동차 관세에 대한 인하 혹은 철폐를 요구해왔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총리직을 유임할 뜻을 밝히며 그 이유로 미일 관세협상을 들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미일 관세협상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의지를 다시 표명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특히 이번 관세합의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이 지난 20일 열렸던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민·공명 연립정당이 참의원·중의원 양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일본의 협상력이 떨어지며 무역합의가 더욱 요원해졌다는 관측이 커졌으나, 불과 사흘만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무역합의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향후 구체화될 협상안이 일본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이날 백악관에서 일본 측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재생상과의 회담 직후에 이뤄졌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도 회담을 가졌다.

일본이 미국 내 어떤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인지 등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 내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트럭 등의 진입장벽 완화 및 추가 품목 확대와 관련해서도 추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대표단이 23일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방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과의 ‘깜짝 무역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EU와의 협상에서도 극적인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