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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중국 본토 상하이지수는 전일대비 0.01% 오른 3582.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36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홍콩 증시도 강세다. 항셍 종합지수는 이날 2만5538.07로 마감해 올해 들어 처음 2만5000선을 넘었다. H지수(9075.60)도 올해 3월 19일(9163.6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중화권 증시는 연초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딥시크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 등 첨단 기술에 관심이 몰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후 4월 들어 미국과 관세 전쟁이 터지고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위기가 커지며 조정을 겪었다.
최근 증시가 다시 상승하는 이유는 경제 흐름에 대한 양호한 평가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달 14일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했는데 전년 동기대비 5.3% 성장하면서 연간 목표치(약 5%)와 시장 예상 수준을 모두 웃돌았다.
중국이 미국과 빠르게 관세 협상을 벌이면서 수출 분야 타격이 최소화됐으며 재정을 동원한 보상판매 등 소비 대책이 다소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궈진증권의 모우이링 연구원은 “2분기 GDP(5.2% 성장)만 놓고 보면 단기적으로 시장 기대가 약해질 수 있지만 중국은 최대 제조국으로 수출이 다시 증가할 수 있고 실물경제 활동이 개선되면서 기업 이익은 회복하는 경로에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311억달러(약 43조원)로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도 연초에는 약세였으나 다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주식 투자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위안화 채권의 총액은 현재 6000억달러(약 828조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많은 외국 기관과 투자자들이 중국 자본 시장에 대해 점점 더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에도 중화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거시적인 경제 흐름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고 중국 내 수요 부진이 더 심화할 수 있단 예상에서다.
관건은 중국이 앞으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에 대한 여부다. 중국은 이달 말 중국공산당의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 중국 경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7월 30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경제 회복을 위한 강력한 거시정책 시행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이날 “주식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이달 말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새로운 정책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약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이 계속 추진되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은 향후 주식 시장이 더 상승할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