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던 2012년 12월 3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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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의 주인은 B씨(당시 34세)로, 이사를 가게 될 새 집의 전세금 잔금으로 지급해야 할 돈이었다. 하지만 당시 B씨는 갓난 아기를 안고 부동산으로 가던 중 주머니에 돈을 넣다가 실수로 길에 흘리고 말았다.
B씨는 “수표를 잃어버려 머리가 하얘졌고, 전세금 50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사도 못하고 엄동설한에 길거리에 나 앉을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우연히 5000만원을 발견한 A씨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수표를 발행한 인근 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그리고는 “고객을 찾아달라”며 5000만원을 전달했고, 은행 직원은 당일 발행된 수표를 확인한 후 B씨에게 연락해 무사히 돈을 전액 돌려줬다.
B씨는 고마운 마음에 A씨에 사례를 하려 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 대신 B씨는 1월 8일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이 일이 다수 언론사에 보도되면서 A씨의 선행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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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사를 한다고 정신이 없어 이사 후 전화로 찾아뵙겠다고 했더니, 집배원 아저씨는 ‘걱정 많이 했느냐’ ‘추운데 갓난 아기 안고 오지 말라’ ‘바라는 것 전혀 없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아저씨는 저를 살리셨고 네 식구를 살리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반면 A씨는 사건이 알려지자 “집배원으로 일하면서 우편물이나 소포 등이 고객들에 얼마나 소중한 지 누구보다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 2012년의 마지막 날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걱정을 할까라는 생각에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준 것일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 A씨는 평소에도 업무수행에 있어 모범이 되고, 지역사회에서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는 등 동료 직원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