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영화 ‘헝거게임’ 조감독 피터 로저의 아들 엘리엇 로저(2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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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밤 아일라비스타의 아파트에서 남자 룸메이트 세 명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그는 곧장 ‘여학생 클럽’으로 가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건물 밖에 서 있던 세 명의 여성에게 총을 쏴 그중 캘리포니아대 산타라바바라캠퍼스(UCSB) 재학생 2명을 숨지게 했다.
이후 엘리엇은 근처 식품점 안에 들어가 UCSB 남학생 한 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그는 자신의 BMW를 타고 다니며 행인에게 총을 난사했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두 명을 치기도 했다. 엘리엇의 이같은 만행으로 6명이 숨졌고 13명이 부상했다.
엘리엇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두 차례 총격전을 벌였고, 차량으로 도주하던 중 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에야 멈춰 섰다.
경찰관들은 차량 안에서 엘리엇의 시신을 발견했지만 자살인지, 경찰에 의한 사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차 안에는 합법적으으로 구매한 반자동 권총 세 자루와 남은 총알 400여 발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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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에는 엘리엇이 BMW 운전석에 앉아 7분간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그는 “내일은 응징의 날”이라며 “여자들은 다른 남자들에게는 애정과 섹스, 사랑을 줬지만 내게는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다. 나는 22살인데 아직도 숫총각이고 여자와 키스해 본 적도 없다”며 외로움을 호소했다.
이어 “여대생 기숙사에 있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아일라비스타의 거리로 나와서 모든 사람들을 죽이겠다”며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여러분들 모두를 해골의 산과 피의 강으로 만들고 싶다”고 세상에 대한 극단적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엘리엇 가족의 변호사 측은 이번 참사 발생 몇 주 전 로저가 자살을 암시하는 또 다른 영상을 올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관이 이후 그를 면담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관은 면담 후 엘리엇에 대해 “아주 예의 바르고 친절하며 훌륭한 사람”이라면서도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자친구가 없다”고 말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엘리엇의 부모는 정신과 진료를 받은 엘리엇이 자살하지 않을까 늘 걱정했지만 이렇게 남을 해칠 줄 몰랐다며 “엘리엇은 오랜 세월 동안 딴사람으로 살았다”고 한탄했다.
샌타바버라 카운티 빌 브라운 경찰국장은 범인이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었다고 전하고 “이것은 계획된 대량살인”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