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내 핵 시설 3곳(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에 대한 공습 사실을 공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콕 집어 직접 타격 사실을 알린 이란 포르도 핵 시설(Fordow Fuel Enrichment Plant)은 이란 핵무장 논란의 중심이자 국제사회가 가장 주목해온 전략 거점이다. 지하 깊숙이 숨겨진 이 시설은 그동안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핵무기 개발 의혹의 핵심 현장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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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도 핵 시설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160km, 성지인 곰(Qom)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산악지대에 위치한다. 이란 혁명수비대 기지 부지에 2006년부터 비밀리에 건설됐으며, 2009년 서방 정보기관에 의해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나탄즈 등 지상의 핵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에 대비해 만든 핵심 기지로, 사실상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최후의 보루’이다.
이 곳이 파괴되면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포르도 핵 시설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체결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감시 대상이었다. 2015년 합의에 따라 연구용으로만 제한 운영됐으나,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합의에서 탈퇴하자 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했다.
포르도 핵 시설은 최대 3000기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는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이다. 이란은 2021년 이후 이곳에서 농도 20% 이상, 최근에는 무기급에 근접한 60%까지 농축 우라늄을 생산해왔다. 2023년에는 83.7%까지 농축된 우라늄이 발견돼 핵무기 개발 의혹이 더욱 커졌다.
워싱턴DC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 시설이 계속 가동된다면 이란은 3주 만에 무기급 우라늄 233kg, 즉 핵무기 9기 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포르도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이자, 중동 안보의 뇌관으로 꼽혀왔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약 2700대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이 원심분리기 수를 늘리고 농축 능력을 3배로 확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이 핵무기 완성에 근접했다는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첩보까지 더해지며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미국의 용인 아래 첫 대이란 공격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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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그간 포르도 핵 시설에 대해서도 군사적 옵션을 검토해왔으나, 실제 공격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르도 핵 시설이 산 속 지하 90m에 건설돼 일반 폭탄이나 미사일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GPS 유도 초대형 벙커버스터(GBU-57)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이번 작전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전체 폭탄 탑재량을 투하했다”며 “포르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번 공습은 이란의 핵무장 능력에 결정적 타격을 가했을 뿐 아니라 중동 안보 지형에도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국제사회는 추가 확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신들은 “포르도 핵 시설 파괴는 이란의 핵 위기와 중동 정세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