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통화가 유언"…서산 주차장 살인사건의 전말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서산 렌터카 살인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아내가 피의자 김명현(43)에 대한 엄벌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서산 렌터카 살인사건’ 피의자 김명현(43).(사진=JTBC ‘사건반장’)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남편이라고 밝힌 A씨는 14일 JTBC ‘사건반장’에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앞서 A씨의 남편 B씨는 지난해 11월 8일 오후 10시께 충남 서산 동문동의 한 식당 주차장 근처에 있던 차량에 탑승해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살해당했다.

A씨에 따르면 남편 B씨는 사건 당일 밤 9시 32분 사업 모임을 마친 뒤 자신의 차량에 탑승했다. B씨는 “모임 끝났고 집에 갈 거다”, “대리기사 불러야 되는데, 어두워서 여기가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다”며 A씨와 끊임없이 연락했다.

남편이 걱정됐던 A씨는 정확한 위치 확인을 위해 근처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말했고, B씨는 사진을 한 장 찍어 전송한 뒤 “우리 와이프한테 잘해야지”라고 말했다.

B씨가 전송한 사진에는 차량 창문 밖의 풍경을 찍고 있는 B씨의 모습이 유리창에 비쳐 함께 찍혔다.

이후 B씨는 “잠깐만”이라고 외친 뒤 더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다. A씨가 3차례 더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남편이 술에 취해 잠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도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A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후 전화기만 붙잡고 기다리던 A씨는 ‘피해자의 차량이 불에 탔고, 안에서 사람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경찰로부터 “어떤 사진하나 보내줄 테니까 이게 신랑이 맞는지 좀 봐달라”고 요청받아 사진을 확인했지만 사진 속 남성은 B씨가 아니었다.

이후 경찰은 현장 인근에서 혈흔이 묻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시신을 발견한 뒤 실종사건을 강력사건으로 전환해 김씨를 체포했다.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집에서 가지고 나온 흉기로 범행 30분 전부터 주차장 주변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9시 43분쯤 차량 뒷좌석 문을 열고 침입해 흉기로 수십 차례를 찔러 피해자를 살해했다.

A씨는 김씨가 살해 후 차량과 B씨 소지품을 태운 뒤, 훔친 12만 원으로 6만 원어치의 복권을 구매하고 밥을 사 먹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씨는 조사에서 “죄를 지었는데, 내가 잡혀갔을 때 애들이 복권에 당첨되면 편하게 살지 않을까 싶어 구매했다”며 “억대 도박 빚 등 부채가 많아 생활고를 겪다가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다음 주에 첫 재판이 시작되는데, 김명현이 현재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 중이다”라며 “초범과 심신미약 등 이유로 낮은 형량이 나올까 봐 걱정되고 불안하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서산 렌터카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명현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22일 열린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 공공의 이익 등을 위해 김씨의 신상 공개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