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지역화폐 공약, 이래서 문제’라는 글을 올리고 “지역화폐의 본질은 특정 지역, 특정 소매업에만 쓸 수 있는 10% 할인쿠폰을 모든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도 “일부 지자체만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할인 혜택을 주면 그 지자체 매출은 늘어나지만 주변 지자체 소매점은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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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는 “지역화폐 효과는 할인만 남았다”며 “그렇다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내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온라인상품권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지역화폐 대신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를 지역화폐 사용처로 확대하면 두 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 할인 혜택에도 지역화폐가 사용되는 소매업들의 전체 매출이 증가됐다는 증거가 없다”며 “극히 일부 업종만 매출 증대가 관찰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역화폐보다 온누리 상품권이 효과가 더 크고 발행 비용이 저렴한데도 이 후보자 지역화폐를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이유는 지역화폐가 이 후보 자신의 ‘브랜드’ 상품이기 때문이라는 게 한 전 대표의 주장이다.
한 전 대표는 “지역화폐를 통해 기본소득을 추진하기 용이하다”며 “실제로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나 출산장려금 등이 이미 지역화폐로 제공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금으로 제공됐다면 더 알차게 쓸 수 있을 것을 지역화폐로 받으니 소위 ‘현금깡’이 빈번하다”며 “지자체는 현금깡을 막기 위해 단속하는 데 비용을 또 쓰게 된다. 비효율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이 비효율의 대가로 나라는 망가져도 자신의 표는 챙기겠다는 것이 이재명 지역화폐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를 통해 한 전 대표의 글을 비판했다. 한 의원은 “100만 폐업자 앞에서 지역화폐를 비웃느냐”며 “지역화폐는 할인쿠폰 그 이상이고 재정을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골목상권에 투입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243개 지자체 중 191곳이 여전히 자발적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이유는 자영업자도 시민도 효과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2022년 행정안전부 연구에 따르면 지역화폐 공급액이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1% 증가할 때 매출은 8.3%, 고용은 2.1% 증가한다”며 “이런 수치를 무시하고 일부 ‘현금깡’ 사례를 들어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살기 위한 정책을 조롱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지역화폐 예산을 2024년 전액 삭감, 2025년 0원으로 만들었고 민주당이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4000억원의 예산을 살려냈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과연 자영업자의 삶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한 전 대표는 뭘 하고 있느냐”며 “정치는 말 뿐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지역화폐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한장이라도 직접 써보고 비판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