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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보유액은 200억 4899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8조원이다. 올해 초 보유량인 122억 3346만달러 대비 60% 넘게 급증했으며, 전년 동기 90억 4215만달러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미국 채권 투자 급증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9월 정책금리를 5.50%에서 50bp(1bp=0.01%포인트) 인하한 이후 11월과 12월 각각 25bp씩 인하하며 4.50%까지 낮췄다. 다만 올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 한 차례도 내리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계속해서 드러낸 바 있다.
미국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준이 올 들어 금리를 한 번도 내리지 않은 만큼 적어도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의 7월 동결 가능성은 97.4%에 육박하나 9월 동결 가능성은 34.6%로 집계됐다.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3.87% 수준으로, 연 2회 인하를 반영한 상태다.
국내 시장에선 오는 31일 새벽에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채권 시장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국내 채권 운용역은 “올해 상반기 내내 지속됐던 박스권 국면이 이번 FOMC를 계기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이번 달 FOMC는 동결이지만 파월 의장 기자회견 발언에서의 9월 인하 기대감이 유효하다면 시장 금리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수의견 등장 여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은 무엇보다 연준 내에서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의 등장 여부를 주시할 것”이라면서 “올 6월 말부터 월러와 보우만 연준 이사를 주축으로 7월 FOMC에서의 인하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연준 9월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베팅 성향이 확대되며 금리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은 미 재무부의 분기별 국채발행계획 발표도 주시하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미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고려해 단기채 비중을 늘리고 장기채 중심으로는 바이백(환매)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장기 금리가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